[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프로 첫 시즌부터 날았다. 한때 연봉 4억원까지 찍었다. 최근 2년이 문제다. ‘급전직하’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연봉도 반토막이 났다. LG 정우영(26) 얘기다. 여차하면 이대로 잊힐 위기다.
LG는 스프링캠프 출발을 앞두고 2025년 연봉 계약을 마무리했다. 정우영의 연봉은 1억8000만원이다. 2024년 연봉이 3억2000만원. 43.8% 삭감이다. 삭감액이 1억4000만원에 달한다.
2023년에는 4억원을 받았다. 이와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된다. 여전히 억대 연봉자이기는 하다. 4억대와 1억대는 차원이 다르다.
2019 KBO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지명자다. 첫 시즌부터 16홀드를 기록했다. 이후 2020년 20홀드, 2021년 27홀드를 만들었다. 2022시즌에는 35홀드로 리그 홀드왕이 됐다.
홀드만 많은 것이 아니다. 평균자책점도 좋았다. 데뷔 시즌 3.72를 기록했다. 이 정도도 좋은 수치다. 2020년 3.12, 2021년 2.22를 찍었다. 2022시즌 조금 오르기는 했는데, 그래도 2.64다.
불같은 강속구가 일품인 투수다. 사이드암으로 시속 157㎞까지 뿌렸다. 시속 150㎞는 쉽게 던졌다. 심지어 투심을 이렇게 던졌다. 타자가 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2023년 크게 떨어졌다. 11홀드, 평균자책점 4.60에 그쳤다. 안 좋은 것을 고치려다 장점을 잃었다. 투구폼이 크다. 자연히 주자가 나가면 도루 허용 확률이 높다. 염경엽 감독 부임 후 이 부분을 수정하려 했다.
2024시즌에는 27경기 출전에 그쳤고, 3홀드, 평균자책점 4.76이 전부다. 2023년 대비 더 안 좋아졌다. 2년 연속으로 연봉이 떨어진 이유다.
결과적으로 이도 저도 아닌 상태가 됐다. 구속만 점점 떨어지고 말았다. 평균으로 시속 150㎞ 이상 던졌는데, 2024시즌에는 시속 145㎞ 수준이다. 그렇다고 슬라이드 스텝이 극적으로 좋아진 것도 아니다.
2025년 부활을 노린다. 미국 트레드 애슬레틱스 센터를 찾아 훈련을 진행했다. 투구폼을 손보고, 변화구도 다듬었다. 미국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대신 어떤 식이든 계기가 될 수 있다. KIA 유승철의 경우 야마모토 요시노부 투구폼을 적용해 효과를 봤다.
LG 불펜은 2025시즌도 물음표가 제법 붙는다. 특히 함덕주-유영찬이 부상에서 돌아오고, 이정용이 전역할 때까지 버텨야 한다. 장현식-김강률을 데려오면서 물량은 확보했다. 대신 있는 자원도 당연히 잘해줘야 한다.
정우영이 살아나면 최상이다. 리그 전체로 봐도 점점 귀해지는 사이드암 투수다. 심지어 강속구를 뿌린다. 다시 정상을 노리는 LG에게 정우영 부활은 꼭 필요하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