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상배 전문기자] ‘123(12월 3일)’에 시작된 대혼란이 ‘321(3월 21일)’에는 종료가 되길 간절히 바랐지만 3월 마지막 주로 넘어가는 형국이다. 인용·각하·기각이든 하루빨리 마무리되길 바라는 게 대부분 국민의 정서임은 분명하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이 길어지며 온 나라는 어수선함이 지속됨은 물론, 피로가 누적된 지 상당 기간 흐르고 있다. 물론 헌법재판소 대통령 탄핵 심판은 그렇게 간단명료하지 않고, 한덕수 총리 등 일부 국무위원들 탄핵 심판 선고가 맞물려 그리 순탄치 않기에 어느 정도 이해되는 부분도 있다.

근간 불확실과 불투명성이 장기화하는 상황에 헌법재판소·광화문 일대는 탄핵 찬·반 세력들의 시위가 평일임에도 과격하게 계속 이어지고 있고, 급기야 주말에는 수십(백) 배가 증가한 시위 군중들이 더욱 요란스럽게 진보와 보수, 양측의 극명한 대립으로 내란에 가까운 상황들이 난무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탄핵을 반대하는 시민 2명이 분신으로 생을 마감하고, 시위 현장에서 국회의원을 향한 계란 투척과 폭행 등의 선을 넘는 물리적 충돌, 상대편을 향해 “지옥에 가라”는 등 최고조의 적개심 표현 등이야말로 진영 갈등의 적나라한 모습이다. 결국 사회적 갈등의 수위는 이미 넘어서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치 않나 싶다.

그뿐이랴, 드론과 군용헬기 사고·공군 폭격기 오폭사고·대형 고가다리 붕괴사고·무안 비행장 사고·비행기 화재 사고 등등 지금까지 상상하지도 못함은 물론, 전혀 예상치 못한 사고들이 어수선한 분위기를 더욱 암울하게 만들어가고 있다. 이는 어쩌면 혼란스러운 사회 저변의 분위기가 잉태한 산물들이 아닌가 싶어질 정도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12.3 비상계엄’ 후유증이 너무도 큰 것은 사실이다. 이에 따라 행정부 기능은 물론, 민생경제 추락·대외신인도 하락·민감 국가 지정·관세전쟁 대응과 트럼프 정부에 대한 정책 대응 등 경제·외교·안보 등 총체적으로 어느 하나 제대로 풀리는 것이 없을 정도로 불안함의 연속이다.

이러한 시점에 ‘공정과 상식’이란 의미에 대해 생각을 자주 해보곤 한다. 왜냐면 자유 민주주의 국가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덕목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공정은 공동체의 대다수 구성원이 공통으로 생각하는 상식과 부합해야 함은 물론이고, 또한 상식에 어긋나지 않아야 공정할 것이다.

하지만 요즘 여러 가지 정치적 상황들을 복기해 보자면 ‘불공정과 몰상식’이 ‘공정과 상식’으로 둔갑하는 현실이 그저 참담할 따름이다. 특히 여·야와 진보와 보수를 떠나 정치적인 입장을 보면 더욱 그렇다는 생각이다.

물론 야당이 무조건 잘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혹자는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일단 권력을 잡은 측이 일단 ‘갑’일 수밖에 없는 현실임은 분명하다는 생각이다. 이런 입장에서 여소야대가 되기 전 즉, 지난 총선 전 정부 측에서 야당에 먼저 손을 내미는 지혜가 많은 아쉬움으로 남는 대목이기도 하다.

결국 ‘123’이 ‘321’이면 종료될 줄 알았는데 그저 희망이었을 뿐이었다. 3월 마지막 주는 그야말로 ‘운명의 주’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24일은 한덕수 총리 헌재 탄핵 심판이 예정되어 있고, 26일은 이재명 대표 2차 선고와 국회 법사위에 명태균씨가 증인으로 채택된 상황이다. 아마도 26일에서 28일 사이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T.S 엘리엇’은 그의 작품 ‘황무지(The Waste Land)’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 했는데 우리는 정말로 가장 잔인한 4월을 맞이해야 하는 것인지? 이에 대한 최상의 해법은 윤석열 대통령이 가장 쉽게 풀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일단 어떤 결과 나오더라도 분명 헌재 결과에 승복하고, 혼란스럽지 않게 마무리할 책임이 있다고 본다. 지금까지 과정에서 그 어떤 책임을 떠나서 말이다.

한 편의 영화처럼 발생한 ‘12.3 비상계엄’으로 인한 대한민국의 위기는 한강의 기적처럼 빠르게 회복된다고 확신해 본다. 왜냐면 대한민국 국민의 의식 수준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우리 국민은 반드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살아있음을 증명할 것이다. 더 이상 ‘불공정과 몰상식’이 ‘공정과 상식’이 되어가는 모습은 누구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123’이 ‘321’에 종료되지 못한 많은 아쉬움이 남는 3월 21일 저녁나절이다. sangbae030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