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2006년생 청년 대상 특별 무대…한국문화예술위원회 협업으로 성사

전석 매진, 청년 연극인을 위한 전액 기부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대한민국 연극계 ‘거장’ 신구와 박근형이 마지막 동반 무대에서 청년 연극인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신구와 박근형은 지난 13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특별 기부 공연을 통해 1990년부터 2006년 사이에 태어난 청년 세대를 위한 특별한 자리를 마련했다.

이번 공연은 신구와 박근형의 제안으로 기획됐으며, 청년 예술가 지원에 나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의 협력으로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

특히 이날 공연은 관람 자체가 청년 연극인을 위한 기부로 이어지는 뜻깊은 자리였기에 더욱 돋보였다. 전석 매진을 기록한 이날 티켓 수익은 청년 연극인을 지원하기 위한 ‘연극내일기금’으로 전액 기부된다. 두 배우의 뜻에 공감한 공연 관계자들과 후배 배우들도 객석 기부에 함께하며 따뜻한 연대의 마음을 더했다.

박근형 배우는 기부 공연의 기획 배경에 대해 “연극을 하며 받은 사랑을 어떻게 되돌릴 수 있을지 고민하던 중, 열악한 환경에서 고군분투하는 청년 연극인들이 떠올랐다”며 “기부라는 방식으로 그들에게 힘을 보태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기회가 닿는 한, 매 공연 기부 공연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무대를 마친 신구는 “연극계가 점차 나이 들어가는 지금, 오늘(13일) 이 무대가 청년 연극인을 위한 씨앗이 돼 창작 정신을 깨우고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 두 할아버지가 전하는 따뜻한 응원과 인생 메시지

신구와 박근형의 ‘고도를 기다리며’는 2023년 12월 초연 이후 이번 기부공연까지 총 106회에 걸쳐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두 배우는 관객들의 사랑에 보답하고자 오랜 시간 고민 끝에 이번 공연을 마련했고, 이들의 따뜻한 마음을 청년 연극인들과 공유했다.

이날 공연 후에는 재능기부로 참여한 배우 최민호(샤이니 민호)의 사회로 신구, 박근형과 오경택 연출이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로 이어졌다.

“선생님에게 고도는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신구는 “제 인생에서 고도는 곧 기도였다”며 “기도는 각자 마음속에 있는 것. 자유, 사랑, 돈, 병마 등 삶의 수많은 과제 중 하나가 고도가 될 수 있다”고 답했다. 박근형은 “연극을 하며 수없이 고도를 마주했다. 각자의 시점마다 만나게 될 고도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관객과의 대화 후반, 한 청년이 이들에게 “기다려 온 고도가 기대에 미치지 않으면 어쩌나 두렵다”고 질문했다. 이에 박근형은 “비가 와야 무지개가 뜨듯, 고도 역시 준비할 때 비로소 다가온다”고 조언했다. 신구는 “일생을 두고 한 우물을 파십시오. 언젠가는 반드시 물이 나올 것”이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gio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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