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일종 국방위원장, “국방비와 방위비 분담금 협상, 트럼프 설득에 명운을 걸어야”
한기호 의원, “이재명 정부,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를 빌미로 한미방위조약을 파기하려 할 수도”

[스포츠서울 | 이상배 전문기자] 20일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국방위원(한기호·강대식·강선영·유용원·임종득 의원)과 정책위원회(김정재 정책위의장)가 국회에서 ‘미국의 국방비 및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토론회를 공동 개최했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 제4 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새 정부 국방정책 점검을 위한 릴레이 토론회’ 세 번째 순서에는 미국의 국방비·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를 주제로 진행되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 정부에 방위비 분담금 100억 달러 인상 요구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미국의 국방비나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엔 모두 고도의 셈법이 숨어 있다”라며, “미국의 증액 요구는 결국 한미동맹의 현대화로 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한미군 역량과 가치를 방위비 분담금 같은 돈으로 어떻게 환산해야 하는지 국익 차원에서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라고 했다.
발제에 나선 박철균 교수는 미국과 나토 회원국의 국방비 증액 (GDP 대비 5%) 합의를 “예산 집행에 있어서 나토가 원하는 목표 능력을 확보하는 것보다 목표 예산을 집행하는 데 (미국이) 더 비중을 둘 수 있다”라고 평가하며, 미국이 우리 정부에 요구할 국방비 증액 역시 소요가 아닌 집행을 위한 특정 숫자를 목표로 할 것임을 짚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미국이 전통적인 우방과 동맹관계를 떠나 거래적 관점에서 우리를 대하는 만큼 우리도 거래적 관점에서 필요한 안보 이익을 챙기면서 협의에 나서야 한다”라며, 미국과 합의 테이블에서 이재명 정부가 견지해야 할 입장을 제언하기도 했다.
발제 이후 이어진 토론에서는 좌장을 맡은 한기호 의원은 “이재명 정부는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를 이해하기보다는 이를 빌미로 한미방위조약을 파기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하며, “북한이 우리의 안보를 무너트리는 것에 우리 정부가 동조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한미동맹이 단순한 조정을 넘어서 전환되고 있다”라며, “미국은 동맹의 현대화를 통해 한반도 방위를 미국의 주도, 한국의 지원 패러다임에서 한국의 주도, 미국은 지원 패러다임으로 바꾸려 한다”라 강조하였다.
이어 국립외교안보원의 반길주 교수는 “트럼프의 거래 공식을 잘 이해해야 한다. 한 번이 끝이 아니다, 트럼프는 부족한 부분은 충격요법을 통해 2·3차까지 간다. 이 때문에 우리는 한 번에 많은 걸 하려고 하지 말고 ‘살라미 전술’로 가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살라미 전술’이란 하나의 과제를 여러 단계별로 세분화해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협상 전술의 한 방법이다. 얇게 썰어 먹는 이탈리아 소시지 ‘살라미(salami)’에서 유래한 말이다.
추가로 반 교수는 “트럼프 안보 방정식을 따져봐야 한다. 물리적 의지적 변수를 연결해야 한다. MRO가 물리적 의지고, 한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역할과 전략적 유연성이 의지적 변수인데 이런 레버리지를 협상 과정에서 잘 활용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기현 전 대표와 박수영·이인선·조정훈·김건·이달희 의원을 비롯해 외교·안보 전문가 다수가 참석했다. 또, 김채수 국민의힘 대학생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이 참석해 방위비 분담금 인상 협상에 대한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새 정부 국방정책 점검을 위한 릴레이 토론회’는 지난 8일 ‘9·19 남북 군사합의 복원’을 주제로 시작해, 전작권 전환 문제를 이어 다룬 후 오늘, 미국의 국방비·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를 다루었다. 앞으로도 현 정부의 국방정책을 분석하며 심도 있는 토론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sangbae030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