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과달라하라=김용일 기자] 17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리베라시온 광장. 이곳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월드컵 기간 경기장 티켓을 구하지 못한 팬이나 축제 분위기를 느끼고 싶은 관광객을 위해 팬 페스티벌 공간으로 만들었다.

과달라하라의 상징과 같은 대성당이 둘러싸고 있는 팬 페스티벌 현장에 가면 경기를 관전할 초대형 LED 스크린이 한눈에 들어온다. 기자가 찾았을 땐 프랑스와 세네갈의 I조 1차전이 열리고 있었다. 멕시코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과달라하라 지역민이 가장 많이 눈에 들었는데, 프랑스와 세네갈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고 관전하는 이들도 꽤 많았다. 킬리앙 음바페의 멀티골로 프랑스가 3-1로 승리한 가운데 골이 터질 때마다 커다란 함성이 울려퍼졌다.

한국과 체코의 A조 1차전이 열린 인근 사포판의 아크론스타디움에서 멕시코 팬이 “꼬레아~”를 외치며 응원했듯 팬 페스티벌 행사장에서도 한국인은 유독 인기가 많다. 취재진도 예외는 아니다. 기자가 LED 스크린 앞에서 경기를 관전하고 있을 때 여러 멕시코인이 “한국인이냐”고 물으며 “사진을 함께 찍을 수 있느냐”고 말을 걸었다.

친구들과 함께 방문했다는 여성 팬 카밀라(29) 씨는 기자에게 수제 팔찌를 선물하더니 “한국인에게 특별히 주는 선물”이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월드컵 첫 경기 이긴 걸 봤다. 손흥민을 좋아한다. 하필 멕시코와 (2차전에서) 대결하게 됐는데, 양 팀 모두 잘했으면 한다”고 덕담했다. 옆에 있던 레히나(30) 씨는 휴대폰을 꺼내 들고 배우 남주혁의 사진을 보여줬다. 그는 “한국 드라마를 너무나 좋아한다. 남주혁의 팬”이라며 “한국 축구 선수도 다 멋지더라. 당연히 (2차전 때) 멕시코의 2-0 승리를 바라지만 한국을 좋아하기에 미안할 것 같다”고 웃었다.

기자에게 매체를 물으며 스포츠서울 사이트 주소까지 받아적은 남성 팬 호르헤(33) 씨는 “체코전에서 한국의 경기력이 정말 좋더라. 멕시코가 방심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멕시코가 이기겠지만 한국도 잘했으면 한다. 우리는 한국을 정말 사랑한다”고 말했다.

멕시코의 한국 사랑은 K드라마부터 최근 방탄소년단(BTS)을 중심으로 한 K팝의 인기가 한몫한다. 축구에서는 2018 러시아 월드컵 때 한국이 독일을 2-0으로 꺾는 ‘카잔의 기적’을 일으킨 덕분에 같은 조의 멕시코가 극적으로 16강에 오른 인연이 있다. 당시 멕시코 현지에 “땡큐 꼬레아” 열풍이 불었다.

독일전에서 쐐기포를 터뜨렸던 ‘월드스타’ 손흥민이 이번 대회 기간 한국대표팀과 조별리그를 멕시코에서 치르는 만큼 더욱더 큰 관심을 쏟고 있다. 손흥민이 휴식일에 타코집에서 점심 식사한 게 라이브 뉴스로 보도될 정도다. 덩달아 취재진도 거리 곳곳에서 사랑받는 진풍경이 지속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장 2차전에서 서로를 적으로 만나니 일부 멕시코인은 설레면서도 복잡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