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런던=장지훈통신원·박준범기자] ‘윙’흥민이 돌아왔다.
손흥민(31·토트넘)은 올 시즌 내내 최전방 공격수로 뛰었다. ‘단짝’이던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의 이적 후 토트넘에는 이를 대체할 최전방 공격수가 없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물오른 득점력으로 토트넘 공격의 중심에 섰다.
다만 손흥민의 주 포지션은 측면 공격수다. 그가 측면에서 스피드를 활용해 공간을 돌파하고 위력적인 양발 슛을 뽐낼 때 그의 화력과 파괴력은 극대화된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1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16라운드에서 손흥민을 ‘윙어’로 기용했다.
이는 제대로 통했다. 손흥민은 공간이 열리면 마음껏 자신의 진가를 보여줬다. 특히 뉴캐슬의 오른쪽 측면을 책임지는 키어런 트리피어와 일대일 싸움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며 공격 기회를 창출했다. 전반 26분과 38분 데스티니 우도기와 히찰리송의 득점을 도운 장면 모두 왼쪽 측면에서 과감한 돌파와 정확한 왼발 크로스가 효과를 발휘했다. 뿐만 아니라 역습 상황에서는 뛰어난 스피드로 뉴캐슬 수비진을 괴롭혔다.
후반 13분에는 하프라인 아래에서부터 돌파를 시도하다 뉴캐슬 수비수 자말 라셀레스의 경고를 끌어내기도 했다. 손흥민은 팀의 6경기 만에 거둔 승리에 일등 공신 구실을 해냈다. 히찰리송이 최전방에서 활약하자, 손흥민과 토트넘의 공격을 극대화한 전략이 통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을 통해 “손흥민은 시작부터 경기를 토트넘 분위기로 만들었다. 우리가 필요했던 리더십이었다”라며 “히찰리송은 최전방 공격수가 최적의 포지션이다. 손흥민은 여전히 최고의 공격수인데 그를 왼쪽 측면에 배치하는 것이 우리가 더 많은 골을 넣을 수 있는 방법을 줄 것으로 생각했다”라고 손흥민을 왼쪽 측면에 기용한 배경을 이야기했다.
“어떤 이유로 윙에 놓았는지 잘 모르겠지만 감독님이 생각이 있으셨을 것이다. 또 그 생각이 맞았다고도 생각한다”라고 말한 손흥민은 “우리가 조금 더 과감하고 도전적인 플레이를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뉴캐슬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수비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측면에서 숨통을 트여주는 플레이가 나왔어야 했다. 양 측면에서 모두 잘 이뤄졌고 수월한 경기를 할 수 있었다. 우리의 장점을 꾸준히 보여줬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손흥민은 히찰리송이 후반 28분부는 재차 최전방 공격수 구실을 했다. 결국 후반 40분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골 맛까지 봤다. 그는 후반 45분 제이미 돈리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6만1171명의 관중은 손흥민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손흥민은 ‘윙어’로서도 여전히 위력적인 공격 옵션임을 제대로 증명했다. 상대 팀 입장에서는 손흥민을 막아내기가 더욱 까다로워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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