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암 투병 끝에 별세한 가수 김민기의 빈소에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다.

김민기의 빈소가 22일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빈소는 조문객을 받기 시작한 이날 낮 12시 30분께부터 고인을 애도하려는 배우와 동료, 지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고인이 33년간 운영한 대학로 소극장 학전 무대에 오르며 배우의 꿈을 이룬 장현성은 빈소를 찾아 “조금 더 오래 저희 곁에 계셔주셨으면 감사했을 텐데 마음이 아주 황망하다”라며 떨리는 목소리로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부디 편안하게 좋은 곳으로 가시면 좋겠다”고 애도했다.

배우 박원상도 “김민기 선생님은 끝까지 학전을, 대학로를 지켜주셨다”며 “옛날에 학림에 가면 늘 맥주를 마시고 계셨는데, 좋아하시는 맥주 많이 드시고 쉬시면 좋겠다”고 추모했다.

장현성과 함께 ‘지하철 1호선’에 출연한 배우 황정민도 이날 저녁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고인과 각별했던 황정민은 눈시울을 붉힌 채 취재진의 질문에 답도 하지 못하고 장례식장을 빠져나갔다.

이 밖에도 학전 무대를 거쳐간 가수 이은미, 장기하, 박학기, 알리 등이 조문했다.

한편 김민기는 지난해 위암 4기 판정을 받고 항암 치료를 받아오던 중 지난 21일 밤 8시 26분 세상을 떠났다.

김민기는 서울대 회화과에 입학한 1970년 친구 김영세와 포크 듀오 도비두를 결성해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이듬해 ‘아침이슬’을 담은 솔로 1집을 발표했다.

그러나 ‘아침이슬’이 민주화 시위에서 널리 불리자 유신 정권은 금지곡으로 지정했고, 김민기에 대한 탄압도 자행했다. 김민기는 군대에 다녀온 뒤 노동 현장에 들어가 ‘상록수’, 노래극 ‘공장의 불빛’ 등을 만들었다.

김민기는 1991년 3월 15일 서울 대학로에 소극장 학전과 극단 학전을 세웠다. 학전을 개관한 뒤로는 공연을 연출하며 스타들을 배출했다. 고(故) 김광석은 학전이 배출한 최고 스타였다. 윤도현, 나윤선, 정재일 등 음악가들이 학전 출신으로 성장했다.

또 1994년 초연한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이 장기 공연을 하면서 설경구, 김윤석, 황정민, 장현성, 조승우 등 많은 배우들이 거쳐 갔다.

학전이 문 닫는다는 소식과 함께 그의 건강 문제가 알려지자 많은 이들의 안타까워하며 쾌유를 기원했으나 결국 별세 소식을 전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발인은 24일 오전 8시, 장지는 천안공원묘원이다. jayee21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