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파리=김동영 기자] ‘장애인 육상 전설’ 전민재(47·전북장애인육상연맹)가 대한장애인육상연맹 지원에 대한 불만을 털어놨다. 그러자 연맹도 반박 자료를 내놨다. 국제대회마다 불거지는 ‘진실게임’이다.
전민재는 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육상 여자 100m(스포츠 등급 T36) 결선에서 14초95에 결승선을 통과해 7위를 기록했다. 2008 베이징대회부터 5회 연속 패럴림픽에 출전했다.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 등 총 3개 메달을 따냈다. 이번 대회는 메달 없이 마쳤다.
대회를 마친 후 소감을 남겼다. 뇌병변 장애가 있어 의사소통이 쉽지 않다. 편지를 준비했고, 스마트폰으로 재생했다.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말했다. 눈물도 흘렸다. 2026 나고야·아이치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출전 의지도 밝혔다.
그리고 연맹 이야기를 꺼냈다. “올해 생활보조가 들어올 수 없어서 훈련하는 데 불편함이 많다. 몇 년 동안 엄마가 생활보조로 들어오셔서 제 옆에서 손발이 되어 챙겨주셨다. 엄마가 없으니 여러모로 불편한 게 많았다. 운동하는 데 애로사항이 많았다”고 했다.
또한 “운동선수는 식단이 제일 중요하다. 트레이너가 잘 챙겨주기는 했지만, 식사 시간이 제일 불편했다. 나는 손이 불편하고, 말을 못한다. 생활보조가 누구보다 필요한 상황이다”고 강조했다.
연맹에서 막았다고 했다. “육상연맹 임원 한 분이 강력하게 반대해서 올해 생활보조가 함께할 수 없었다. 너무 억울한 상황이었다. 연맹은 누구보다 선수들 입장에서 생각해 주고, 선수들을 배려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고 했다.
이어 “불합리하게, 개인적인 감정으로 부당하게 ‘전민재 선수는 생활보조가 없어도 혼자서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했다. 내 의사는 1%도 반영되지 않았다. 오로지 임원의 권한으로, 생활보조가 들어오는 것을 결사 반대해서 엄마가 들어올 수 없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연맹 측에서 이렇게 사적으로 권력 남용을 해도 되는지 의문스럽다. 4월에 있었던 익산선수권대회도 생활보조가 없어서 불참했다”며 “여러 가지 악조건에도 저는 파리 패럴림픽을 위해서 연습의 연습을 거듭하며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어 훈련했다”고 했다.
연맹이 반박 자료를 내놨다. “2024년 국가대표 선수 선발하는 시기까지 패럴림픽 쿼터가 단 한장도 획득하지 못했다. 올해는 패럴림픽에 단 한명이라도 더 많이 출전하기 위해 국가대표 선수를 많이 선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수 모두가 올해 국제대회에 모두 출전했다. 그에 따라 국가대표 선수단 최대의 인원이 선발되어 한정된 예산의 문제도 함께 고려해야만 했다”고 덧붙였다.
생활보조 관련해서는 “전민재 선수가 2022년부터 개인사로 국가대표 훈련에 참여하지 못하는 일수가 대부분이었다. 당시에 생활보조 없이도 생활에 문제가 없었다”고 항변했다.
또한 “작년 초부터 전민재 생활보조 필요 여부에 대해 연맹 임원의 개인적인 감정이 아닌 전문체육위원회에서 논의했던 내용이다. 올해부터 가족 중 일원이 들어오는 생활보조를 선발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나아가 “올해 훈련 기간 중 사무국으로 접수된 (훈련보조 관련)민원은 없었다. 생활보조가 필요한 선수의 경우 2인실을 배정한다. 전민재 선수는 홀로 생활하는 1인실을 요청했다. 더욱 생활보조의 여부가 문제되지 않았다”고 정면 반박했다.
중증장애인선수는 반드시 생활보조 인원을 배치한다. ‘예산이 있으면 하고, 없으면 안 하는’ 영역이 아니다. 전민재의 경우 패럴림픽, 장애인스포츠에서 정하는 중증장애선수가 아니다. 다만 그동안 연맹에서 전민재 어머니를 선수보조로 배정해 선수촌 생활 및 훈련을 돕게 했다.
연맹은 “선수가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확인하지 못해)유감이다. 앞으로 선수단과 면담을 통해서 더 세밀히 들여다보겠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