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여러 방안을 찾겠다.”

세계적인 e스포츠 명문 구단 T1이 ‘CEO 리스크’에 홍역을 앓고 있다. T1 조 마쉬 CEO가 선수 기용에 개입했다는 글을 올리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전부가 아니다. 조 마쉬 CEO는 해당 글에서 선수 출전 관여가 CEO의 권한이라고 포장해 논란을 키웠다. 팬들은 프로스포츠의 기본 원칙과 공정성을 훼손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논란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선수 기용은 감독과 코치의 영역이다. 사장이 나서서 ‘감 놔라 배 놔라’ 할 일이 아니다. 어느 스포츠에서도 통용될 수 없는 비상식적인 행위임에 틀림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모기업 쪽에서 이상(?)한 움직임이 감지됐다. T1은 2004년 SK텔레콤이 설립한 e스포츠 구단이다. 2021년 인적 분할 이후 SK스퀘어가 55.4%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 주주다. 미국 컴캐스트(34.3%)와 공동으로 운영 중이다. 다만 협약에 따라 경영권은 컴캐스트가 갖고 있다.

스포츠서울 취재를 종합하면 SK스퀘어에서도 이번 ‘CEO 리스크’를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내부적으로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관련해 SK스퀘어 관계자는 “T1 구단의 글로벌 성장을 위한 여러 방안을 찾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SK에 정통한 관계자는 “조 마쉬 CEO 계약은 2023년 9월로 끝난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연임으로 알고 있는데, 임기가 정해진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명확한 계약 기간이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언제 그만둬도 이상하지 않다는 것이다. SK는 e스포츠 구단 T1뿐만 아니라 통신, OTT 등 젊은 세대와 결을 함께 한다. T1 ‘CEO 리스크’가 자칫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 최대주주 SK스퀘어가 직접 나설 수도 있다는 의미다.

처음도 아니다. 조 마쉬 CEO는 ‘잊을 만하면’ 논란을 일으켰다. 그야말로 ‘트러블 메이커’다. 지난 2022년에는 해외 팬만 활동하는 비공식 커뮤니티에 T1 정보와 사진 공개는 물론 선수에 대한 부적절한 언급, 인종차별적 발언 등으로 공식 사과한 바 있다.

그동안의 발언과 행동들을 짚어보면 한 기업의 수장으로서 자격에 의구심마저 든다. 이제는 선수 기용까지 간섭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조 마쉬 CEO의 안하무인(眼下無人)격 태도를 보고 있노라면 T1 팬들의 분노가 충분히 이해가 된다.

분명한 것은 조 마쉬 CEO가 감독·코치가 가장 존중받아야 하는 영역인 선수 기용에 개입을 했다는 사실이다. 명백한 영역 침범이다.

조 마쉬 CEO의 선 넘은 ‘줄세우기’에도 T1 김정균 감독은 ‘경기력’으로 팬들의 걱정을 지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다시 말하지만 ‘CEO 리스크’는 감독과 선수의 책임이 아니다. 그래서 또 묻는다. T1을 진심으로 아낀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지.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