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삼성물산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무려 18년 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국내 개막전을 자사 골프장에서 치르기 때문이다. 올시즌 KLPGA투어 국내 개막전은 3일부터 부산 동래베네스트골프클럽에서 나흘간 열린다.

애초 KLPGA투어 국내 개막전인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은 제주에서 열렸다. 롯데스카이힐제주에서 블랙스톤으로 이어진 KLPGA투어 국내 개막전 개최지가 모처럼 내륙으로 변경된 셈이다. 동래베네스트GC에서 개막전을 치르는 건 2007년 이후 18년이다. 삼성물산 측은 “사계절 내 푸른 잔디를 유지할 수 있는 특성을 고려한 선택”이라고 자평했다.

동래베네스트GC는 1971년 국내에서 8번째로 문을 연 부산·경남 대표 골프장이다. 당시에는 군사정권에서 지정하지 않으면 골프장을 지을 수 없는 구조였다. 동래베네스트GC가 부산·경남을 대표하는 골프장으로 자리매김한 배경이기도 하다.

입지와 토양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요건이다. 부산 지하철 1호선 남산역에서 걸어서 10분 남짓 거리에 있다. ‘도심속 골프장’으로 불릴만큼 접근성이 좋다. 골프장 입구부터 50년간 가꾼 울창한 숲이 골퍼들을 반긴다. 코스 자체도 아늑함을 준다.

동래지역 토양 특성을 고려해 이른바 조선자디가 아닌 고려잔디를 이식한 것도 특징이다. 고려잔디는 일본의 주요 골프장이 채택한 한반도 자생 잔디로, 일본에서도 “고려인이 씨앗을 들고와 일본 전역에서 자라는 잔디”라고 설명할 정도다.

동래베네스트GC는 이 고려지를 여름철에 활용하고, 늦가을부터 봄까지 녹색 필드를 유지하기 위해 ‘덧파종(Overseeding)’ 기법을 채택했다. 2022년부터 라이그래스를 덧파종해 고려잔디가 누렇게 변하는 늦가을부터 새싹이 돋아나 녹색으로 변하는 봄까지 자생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고려지가 색깔을 유지할 때는 라이그래스의 성장을 억제하는 약물을 뿌리고, 라이그래스가 자랐을 때는 고려지의 성장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사계절 내내 푸른 페어웨이를 유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은 국내 최고 수준의 잔디 기술력을 가진 기업이다. 최근 논란이 된 프로축구 K리그 역시 잔디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삼성물산 리조트부문과 협업했지만, 이해관계가 맞지 않아 이렇다할 성과는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골프장 잔디는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의 기술을 100% 수용하므로, 사계절 내내 쾌적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 동래베네스트GC는 페어웨이는 고려지와 라이그래스를 이른바 이모작 형태로 심어뒀고, 그린은 벤트그래스로 조성해 촘촘한 밀도에 3.2~3.4 스팀프미터를 유지한다.

동래베네스트GC 관계자는 “이번 대회에 맞춰 지난해 덧파종, 그린관리 등에 최선을 다했다. 선수들이 자신의 실력을 완벽하게 발휘할 수 있도록 최상의 코스 컨디션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