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SSG가 ‘청라돔 시대’를 본격 준비한다. 2028년 스타필드 청라에 들어설 이른바 청라돔에 입성할 때 ‘강팀’의 면모를 과시하겠다는 포부다.
SSG는 청라돔 시대에 대비해 선수 육성 시스템을 전면 리뉴얼했다고 4일 공개했다. 맞춤형 육성 체계를 구축해 ‘지속 가능한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SK를 인수한 이마트는 2021년 창단 직후부터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화두로 꺼내들었다.

인천광역시 강화군에 있는 2군 전용구장에 각종 첨단장비를 도입하고, 아마추어 지도자를 대거 영입하는 등 아마와 프로사이 간극을 좁히기 위해 애썼다. 2022년 KBO리그 사상 첫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썼지만, 베테랑 중심의 선수단 운영으로 그룹 수뇌부와 현장간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 등 홍역을 치렀다.
이 과정에 두 명의 단장이 각기 다른 이유로 경질됐고, 우승한 사령탑도 교체되는 등 풍파도 겪었다.

여러 논란 속 구단주 특별보좌라는 이색 직함으로 프런트맨이 된 추신수를 중심으로 또 한 번 ‘지속 가능한 경쟁력 확보’를 천명했다.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이자 마이너리그에서 산전수전 겪은 추신수 보좌역의 경험을 랜더스 육성 시스템에 이식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육성 체계를 소프트웨어(시스템·환경) 휴먼웨어(프런트·코치·선수) 하드웨어(시설·이프라) 전반을 아우르는 형태로 개편한다.
구단의 설명자료를 살펴보면 메이저리그 시스템을 벤치마킹해 선수별 트레이닝 유형을 정교하게 분류하고 체지방율과 기능적 움직임, 운동 능력 등 8가지 체력테스트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관리한다. 체력 데이터는 시각화해 선수와 코치진 모두가 한눈에 파악해 피드백을 주고받도록 설계한다.
아이돌 연습생의 ‘월말평가’처럼 매월 마지막 주에 체력테스트를 통해 선수들이 성장했는지를 확인한다. 결과에 따라 훈련 방향을 조정하는 등 선수 개인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도입할 예정이다.

메이저리그, 일본프로야구 구단과 육성 네트워크 구축에도 힘을 쏟는다. LA다저스와 텍사스의 육성 노하우와 트렌드를 반영한 구단 메뉴얼을 정교화하고, 일본 구단에 코치나 유망주 파견 등도 진행한다. 봄·가을 캠프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도 네트워크 구축에 포함했다.
인성교육 프로그램도 도입해 자기관리와 윤리의식, 사회적 품격을 갖추도록 돕겠다는 계획도 담았다.

장기플랜을 완성하기 위해 프런트와 기술·컨디셔닝 코치 등 전문 인력 보강도 추진한다. 3군 제도를 도입해 독립리그 등에서 프로의 꿈을 키우는 선수를 구제할 방법도 찾고 있다.
와이번스 시절부터 ‘체계적인 육성’과 ‘시스템 개편’을 주기적으로 천명한 랜더스가 이번에는 달라질 수 있을까. 추신수 보좌역을 통해 ‘세상에 없던 프로야구단’을 만들겠다는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의 포부가 현실화할지 관심이 쏠린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