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이승록 기자] 이제는 아이들(i-dle)이다.
데뷔 7주년을 맞은 (여자)아이들((G)I-DLE)이 ‘여자’와 괄호 속 ‘G’를 과감히 삭제했다. 팀명을 아이들(i-dle)로 리브랜딩했다. 이번 팀명 변경은 단순한 팀명 교체를 넘어선다. 그룹 정체성을 재정의하고, 새 앨범으로 연결한 획기적 기획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이들이 19일 발매하는 미니 8집 ‘위 아(We are)’는 이들의 파격적인 리브랜딩 과정을 응축한 결과물로 기대를 모은다.





아이들은 2018년 5월 데뷔 이후 독창적인 팀 색깔을 구축해왔다. 새 콘셉트에 대한 도전과 장르적 실험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라타타(LATATA)’가 시작이었다. ‘오 마이 갓(Oh my god)’ ‘덤디덤디(DUMDi DUMDi)’ ‘화(火花)’ ‘톰보이(TOMBOY)’ ‘누드(Nxde)’ ‘퀸카(Queencard)’ 등의 히트곡은 도전의 결과물이었다. 리더이자 프로듀서인 소연이 중심이었다. 주도적인 기획으로 팀을 이끌며 기존 걸그룹의 틀을 뛰어넘었다.
이번에는 더 과감하다. 팀명에서 ‘여자’를 지운 것에 그치지 않았다. ‘G’라는 기호 자체를 해체하는 방식으로 정체성을 리뉴얼했다. 그동안 함께한 ‘G’를 애도하는 ‘포 지(for G)’ 영상이 대표적이다. ‘G’의 상징적 사망을 그리는 한편, 와인 비를 맞으며 춤추는 장면을 통해 ‘아이들’로 재탄생하는 환희의 순간을 표현했다.

‘G’와의 이별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성수동에서 열린 전시회 ‘(지) 엑시비션((G) EXHIBITION)’을 통해 팬들에게도 ‘G’를 떠나보내는 과정을 직접 체험하게 유도했다. 트레일러 ‘아이-덴티티(i-dentity)’ 영상은 멤버 각각 ‘G’를 제거하는 과정을 감각적으로 시각화했다.
미연은 ATM 앞에서 카드가 빠지지 않자 ‘G’가 새겨진 네일팁을 떼어냈고, 민니는 하이힐에서 ‘G’가 붙은 굽이 떨어져도 무시하고 걸어나갔다. 소연은 차가 벽에 부딪히자 곧장 엠블럼에서 ‘G’를 없애버렸고, 우기는 골프채 헤드에서 ‘G’가 빠져도 신경쓰지 않고 스윙했다. 슈화는 ‘G’가 박힌 문고리를 발로 걷어차고 지나갔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다함께 모여있던 멤버들이 ‘G’가 적힌 유리창을 깨부수고 나아갔다.


일련의 프로모션은 과거 자신들의 정체성을 가두고 있던 프레임을 스스로 파괴하고 전진하겠다는 선언으로 읽힌다. K팝 아이돌사에서 전례를 찾기 힘든 정교한 구성의 리브랜딩 작업이다.
신보 타이틀 ‘위 아(We are)’ 역시 의미심장하다. 이들의 데뷔 앨범명이 ‘아이 엠(I am)’이었기 때문이다. 7년 전에는 개인의 정체성을 의미했다면, 이제는 ‘아이들’이라는 하나의 팀으로서 존재하고 있음을 상징한다.
19일 공개되는 신보를 통해 아이들이 어떤 음악으로 새 정체성을 노래할지 글로벌 팬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해 12월 멤버 전원 큐브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 후 처음 내놓는 앨범이다. roku@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