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천=김용일 기자] 김천 상무가 지긋지긋한 FC서울 징크스를 털어내고 K리그1 2위 탈환에 성공했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김천은 17일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26라운드 서울과 홈경기에서 1골1도움을 올린 맹성웅과 이동경, 2도움을 기록한 이승원 등의 활약을 묶어 6-2 대승했다.
5경기 연속 무패(3승2무) 가도를 달린 김천은 승점 43(12승7무7패)을 기록, 이날 광주FC에 패한 대전하나시티즌(승점 42)을 밀어내고 4위에서 2위로 복귀했다. 특히 리그에서 서울을 이긴 지난 2022년 3월6일 홈경기(2-0 승) 이후 3년 5개월여 만이다. 그사이 9경기에서 4무5패를 기록했다. 반면 서울은 승수 쌓기에 실패하며 승점 37(9승10무7패)로 제자리걸음, 5위를 유지했다.
정 감독은 박상혁과 이동경을 최전방에 두고 김승섭, 이승원, 맹성웅, 원기종을 2선에 배치했다. 서울 김기동 감독은 조영욱을 원톱에 두고 루카스, 린가드, 안데르손 외인 3총사를 2선에 뒀다. 황도윤과 이승모가 3선에서 호흡을 맞췄다.

김천은 초반부터 서울을 강하게 몰아붙였다. 최전방의 박상혁과 이동경부터 강한 압박으로 서울의 빌드업을 제어했다.
전반 9분 만에 완벽한 측면 빌드업으로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원터치 패스를 거쳐 공을 잡은 이승원이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컷백을 시도했다. 이때 이동경이 다리 사이로 공을 흘렸다. 원기종이 침착하게 뒤따르며 왼발로 골문을 갈랐다.

이르게 실점한 서울은 전반 12분 린가드가 김승섭에게 거칠게 반칙했다가 옐로카드를 받았다. 누적 5장으로 다음 울산HD전 출전이 불가능하다.
김천은 측면에서 예리한 삼자 패스로 서울을 짓눌렀다. 전반 18분 추가골을 만들어냈다. 이번엔 오른쪽 측면에서 맹성웅이 가운데로 낮게 깔아찼다. 김승섭이 이어받은 뒤 서울 수비 견제를 이기고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맥빠진 경기를 지속하던 서울은 전반 27분 만회골을 넣었다. 안데르손이 오른쪽 측면에서 돌아설 때 뒤로 흐른 공을 린가드가 강하게 오른발 슛으로 연결했다. 김천 이주현 골키퍼가 쳐냈는데 조영욱이 쇄도해 밀어넣었다.
서울은 4분 뒤 린가드의 코너킥 때 황도윤이 떨어진 공을 왼발 슛으로 연결했다. 그러나 이주현이 선방했다. 이때 야잔이 재빠르게 리바운드 슛을 시도했는데 이 역시 이주현에게 걸렸다.

하지만 서울은 전반 40분 동점골에 성공했다. 안데르손의 개인 전술이 빛났다.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그는 헛다리 드리블로 김천 수비수 이정택을 따돌렸다. 이후 뒤따르던 최예훈의 방어까지 노련하게 따돌리며 반템포 빠른 왼발 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순식간에 경기는 2-2 균형을 이뤘다. 기세를 올린 서울은 전반 43분 김진수의 침투 패스 때 루카스의 돌파를 저지하던 김천 수비수 오인표가 공을 걷어낸다는 게 멀리 가지 못했다. 이때 골키퍼 이주현까지 벗겨낸 루카스가 회심의 오른발 슛을 때렸으나 골문을 벗어났다.
김천은 다시 반격했다. 전반 추가 시간 김승섭이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위협적인 중거리 슛을 보냈다. 서울 골키퍼 강현무가 깜짝 놀라 몸을 던져 쳐냈다.

하지만 김천은 이어진 코너킥 때 다시 한 골 앞서 갔다. 완벽한 세트피스다. 키커 이승원이 페널티박스 오른쪽에 있던 이동경에게 짧게 내줬다. 재차 이동경이 이승원에게 연결, 그가 페널티 아크 오른쪽을 파고들어 낮은 크로스를 시도했다. 골대에서 먼 중앙으로 보냈는데 맹성웅이 골문 앞에 몰린 서울 수비진을 따돌리고 가볍게 차 넣었다.
서울은 전반에 낮은 크로스 상황에서 무려 3실점하며 약점을 보였다. 야잔과 정태욱 ‘두 장신 센터백’을 겨냥한 김천의 노림수가 제대로 들어맞았다.
후반 시작과 함께 양 팀은 변화를 줬다. 김천은 오인표 대신 박대원을, 서울은 이승모 대신 최준을 각각 투입했다.
서울은 후반 35초 만에 안데르손이 오른발 슛을 때렸는데 골대 맞고 물러났다. 3분 뒤엔 김천 이동경이 문전에서 왼발 슛한 게 골문 오른쪽을 살짝 벗어났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주심 박병진 심판은 비디오판독(VAR)에 나섰다. 그리고 앞서 페널티박스 내 원기종의 슛 상황에서 김진수 손에 공이 닿은 것을 확인했다.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김천은 이동경이 키커로 나서 왼발로 깔끔하게 차 넣었다. 두 골 차로 격차를 벌렸다.

서울은 바쁘게 추격에 나섰는데 후반 22분 또다시 아찔한 상황에 놓일 뻔했다. 원기종의 질주를 가로막던 박수일이 발을 뻗었는데 그의 안면을 때렸다. 박병진 심판은 애초 옐로카드를 꺼냈다가 VAR를 시행했다. 레드카드 여부를 판단했다. 그러나 원심을 유지했다. 서울로선 천만다행이었다. 반면 원기종은 붕대를 감았다.
정 감독은 후반 30분 원기종과 김승섭을 빼고 이동준, 고재현을 각각 집어넣었다. 서울도 강주혁(후반 24분)에 이어 같은 시간 둑스를 차례로 투입, 추격 속도를 높였다. 후반 38분엔 정한민과 K리그 데뷔전을 치르는 박장한결까지 집어넣으며 사력을 다했다.
그러나 서울은 더는 만회하지 못했다. 후반 43분 문전에서 정한민이 둑스의 패스를 받아 이주현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섰지만 왼발 슛이 가로막히는 등 골 결정력이 따르지 않았다.
오히려 김천이 1분 뒤 이승원~이동경의 패스를 거쳐 이동준이 오른발로 다섯 번째 득점을 만들어냈다. 또 종료 직전엔 김찬이 페널티킥으로 여섯 번째 득점에 성공, 서울에 KO 펀치를 날렸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