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공룡 센터’로 명성을 떨친 미국 프로농구(NBA) 리빙 레전드 샤킬 오닐의 손에서 한국 축구 월드컵 본선 길이 결정됐다.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향하는 축구대표팀 ‘홍명보호’가 개최국 중 하나인 멕시코와 더불어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유럽 플레이오프(PO) 승자(미정)와 A조에 묶였다.

한국은 6일 오전 2시(한국시간) 미국 워싱턴DC의 케네디 센터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 추첨식에서 멕시코가 포트1로 이름을 올린 A조에 두 번째로 들어갔다.

한국은 멕시코가 포트1 추첨에서 A조에 자리한 가운데 포트2 추첨 때 가장 먼저 호명됐다. 조 추첨자로 나선 오닐이 ‘KOREA REPUBLIC’이 새겨진 띠를 펼쳐 보이며 외쳤다.

이어 포트3 국가 첫 추첨에서 미국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가 남아공을 뽑았다. 이때까지 A조에 유럽 국가가 포함되지 않은 만큼 포트4 추첨에서 자연스럽게 유럽 1개국이 포함된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스타 웨인 그레츠키가 추첨자로 나섰는데 유럽PO D를 잡았다. 덴마크, 북마케도니아, 체코, 아일랜드가 속해 있다. 내년 3월 PO를 통해 한 팀이 본선 티켓을 얻어 A조로 향한다.

죽음의 조와 장거리 이동을 피한 게 긍정적이다. 북중미 대회는 참가국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돼 치르는 첫 월드컵이다. 4개 팀씩 12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르고 각 조 1~2위, 3위 중 성적이 좋은 상위 8개 팀이 32강에 올라 녹아웃 스테이지를 시행한다.

포트1엔 FIFA랭킹 1위 스페인을 비롯해 ‘디펜딩 챔프 아르헨티나(2위), 프랑스(3위), 잉글랜드(4위), 브라질(5위) 등 상위 랭킹 팀과 더불어 개최국(미국·멕시코·캐나다)가 포함됐다. 애초 개최국 3개국이 속한 조에 들어가는 게 가장 수월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보란듯이 멕시코와 만났다. 한국은 멕시코와 역대 A매치 전적에서 4승3무8패로 열세다. 월드컵 본선에서도 두 번(1998 프랑스·2018 러시아) 만나 모두 졌다. 그러나 지난 9월 미국 원정 A매치 기간 멕시코와 겨뤄 2-2로 비긴 적이 있다. 포트1의 ’톱티어‘ 팀과 비교해 해볼 만한 상대다. 현재 FIFA랭킹 15위다.

남아공도 마찬가지다. 포트3에서 FIFA랭킹이 가장 낮은 61위다.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이 버티는 노르웨이(29위)와 모하메드 살라의 이집트(34위) 등을 피했다. 유럽PO D 역시 이탈리아가 속한 A, 폴란드·스웨덴이 속한 B보다 부담이 덜한 게 사실이다.

또 멕시코와 한조에 묶이면서 한국은 조별리그 일정이 확정됐는데 이동 거리도 크지 않다. 3경기 모두 멕시코에서 치른다. 1차전은 내년 6월12일 멕시코 과달라하라에 있는 에스타디오 아크론에서 유럽PO D 승자와 겨룬다. 2차전은 6월19일 같은 장소에서 멕시코를 상대한다. 3차전은 6월25일 몬테레이에 있는 에스타디오 BBVA로 옮겨 남아공과 맞붙는다. 시차도 없을 뿐더러 초반 2경기를 한 장소에서 치러 선수단의 피로를 최소화할 전망이다.

FIFA는 팀별 세부 일정 등은 7일 오전 2시 워싱턴DC에서 추가로 발표한다.

조 추첨식에 참가한 홍명보 감독은 베이스캠프 후보지와 조별리그 경기장을 답사한 뒤 귀국한다.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3개국이 공동 개최하는 북중미 월드컵은 내년 6월12일 멕시코 멕시코시티에 있는 에스타디오 아즈테카에서 개막전(멕시코-남아공)이 열린다. 7월20일까지 미국 11개, 캐나다 2개, 멕시코 3개 등 16개 도시에서 펼쳐진다. 미국에서 78경기,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13경기씩 열린다.

한편, 이날 조 추첨식은 독일 출신 톱모델 하이디 클룸과 할리우드 스타 케빈 하트가 사회를 맡았다. 조 추첨은 과거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주장으로 활동한 리오 퍼디낸드, 방송인 사만다 존슨가 진행했는데 오닐, 저지, 그레츠키, 미국프로풋볼(NFL) 스타 톰 브래디 등 미국 4대 프로스포츠 리빙 레전드가 추첨자로 나섰다. 앞서 가수 로비 윌리엄스, 니콜 셰르징어, 성악가 안드레아 보첼리의 축하 공연도 펼쳐졌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등 개최국 정상도 한자리에 모였다.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최근 노벨 평화상 수상에 실패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FIFA 평화상’을 수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석한 멜라니아 여사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며 “내 인생에서 큰 영예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한국 조별리그 A조 경기 일정(시간 미정)

1차전 - 유럽PO D 승자(6월12일·과달라하라 에스타디오 아크론)

2차전 - 멕시코(6월19일·과달라하라 에스타디오 아크론)

3차전 - 남아공(6월25일·몬테레이 에스타디오 BBVA)

◇2026 북중미 월드컵 조 추첨 결과

A조 - 멕시코, 남아공, 대한민국, 유럽PO D(덴마크·북마케도니아·체코·아일랜드)

B조 - 캐나다, 유럽PO A(이탈리아·북아일랜드·웨일스·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카타르, 스위스

C조 - 브라질, 모로코, 아이티, 스코틀랜드

D조 - 미국, 파라과이, 호주, 유럽PO C(튀르키예·루마니아·슬로바키아·코소보)

E조 - 독일, 퀴라소, 코트디부아르, 에콰도르

F조 - 네덜란드, 일본, 유럽PO B(우크라이나·스웨덴·폴란드·알바니아), 튀니지

G조 - 벨기에, 이집트, 이란, 뉴질랜드

H조 - 스페인, 카보 베르데, 사우디아라비아, 우루과이

I조 - 프랑스, 세네갈, 대륙간PO2 (이라크·볼리비아·수리남), 노르웨이

J조 - 아르헨티나, 알제리, 오스트리아, 요르단

K조 - 포르투갈, 대륙간PO1(콩고민주공화국·자메이카·뉴칼레도니아), 우즈베키스탄, 콜롬비아

L조 - 잉글랜드, 크로아티아, 가나, 파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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