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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가 만난 사람 ‘홍정우’ BS출판사 대표2015.05.19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1990년대부터 활동했던 국내 스포츠기자라면 한 번쯤은, 아니 그 이상은 스포츠 서적에 목말랐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필자도 물론 그랬다. 육상이나 수영 같은 기초종목은 물론 프로야구, 프로축구 같은 이른바 인기 스포츠에서도 볼만한 책을 만나기 쉽지 않았던 것이 현실이었다. 어쩌다 나오는 책도 대부분 단발성이었다. 스포츠 관련 서적을 꾸준히 펴내는 출판사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가끔 해외 출장을 나가게 되면 서점 순례가 하나의 코스로 자리잡았다. 유럽이나 일본의 대형서점에는 스포츠 관련 책들이 거대한 섹션을 이루고 있었다. 그 방대한 양에 한번 놀란 다음에는 이내 ‘아니 이런 세밀한 부분까지 책을 낸단 말인가, 이런 책이 팔리는 시장이 존재한단 말인가’라는 데까지 생각이 미쳐 부러움을 금할 수 없었다. 욕심을 내 잔뜩 책을 사가지고 들어와도 부족한 어학실력과 그에 따른 시간 부족에 서가만 장식했던 책이 어디 한,두권이었던가.
최근 몇년 동안에는 상황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 국내에도 제법 볼만한 스포츠 관련 서적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특히 고정팬을 확보하고 있는 야구와 축구 분야에서 이런 현상은 두드러져 보인다. 대형서점에 가면 스포츠 서적들이 한 매대를 차지할 정도로 양과 질을 확보하고 있다. 열혈 팬 입장에서는 아직 성에 차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이전과 비교하면 큰 변화가 느껴진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걱정도 생긴다. 꽤나 공을 들인 이런 스포츠 서적들이 과연 잘 팔리고나 있는지, 책을 내는 출판사는 손해는 안보는지, 지속적으로 이런 책을 낼 정도의 시장이 국내에 형성은 돼있는지 등등이 궁금했다. 꾸준히 스포츠 관련 책을 내고 있는 출판사 가운데 ‘브레인 스토어(BS)’라는 곳이 있다. 아마도 국내 야구, 축구팬들에게는 꽤나 낯익은 이름일 듯하다. BS의 홍정우(39) 대표의 전화번호를 지인을 통해 구한 뒤 다짜고짜 인터뷰를 요청했다. 독자 입장에서 위에 열거한 궁금증들을 풀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내가 특별히 할 이야기가 있을지 모르겠다”라면서 잠시 난색을 표시하다가, 스포츠 서적을 꾸준히 내고 있는 출판사 입장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면 된다는 요청에 인터뷰를 수락했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주택을 개조해서 쓰고 있는 홍 대표의 BS 사무실로 찾아갔다. 홍 대표는 원래 대학을 졸업한 뒤 광고대행사에서 기획 관련 업무를 하다가 부친의 권유로 출판사 일을 맡게 됐다. 2006년 말께 역사서와 인문서적을 주로 내던 가람기획을 인수해 출판쪽과 인연을 맺게 됐는데 이후 BS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출범시키면서 스포츠 관련 서적을 많이 발간하게 됐다.

-BS는 스포츠 서적을 열심히 내고 있는 출판사중 하나로 손꼽힌다. 스포츠 서적 출간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었나.
나는 출판업을 체계적으로 배운 사람이 아니었다. 2007년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 BS란 브랜드는 없었다. 1년 정도 구상을 하면서 BS를 출범시켰는데 처음부터 스포츠 관련 서적을 낸 것은 아니었고 실용서 위주로 했다. 스포츠 관련 서적에 대한 구상을 집중적으로 하게 된 것은 대략 2009년부터인 것 같다. 몇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내가 어렸을 때부터 스포츠팬이었다. 그때는 프로야구를 정말 좋아했다. 어린 시절에는 리틀야구단에서 선수활동도 했다. 그러다보니 ‘내가 재미있는 것을 하자, 후회없이 잘할 수 있는 것을 하자’라는 생각이 있었다. 출판쪽에 문외한이다보니 개인적인 절박함이 있었고, 좋아하는 것과 접목을 시도하다 보니 스포츠쪽에 눈을 돌리게 됐다. 또 하나는 2008년부터 외국에 나가서 도서전을 보면서 견문을 넓혔는데 스포츠 마니아 입장에서 해외 선진국의 스포츠 출판환경이 부러웠다. 출판종수도 많고, 꾸준히 내는 출판사도 많고, 판매도 잘되면서 독자층도 두꺼워 보였다. 이런 것을 보면서 부러움도 느꼈고 일종의 사명감도 생겼다. 셋째로 국내에도 분명히 스포츠 서적에 대한 수요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이전에 꾸준히 시도를 해서 결과를 낸 사례는 없었지만 그렇기에 더욱 팬들의 갈증이 있다고 봤다. 제대로된 스포츠 콘텐츠를 담은 책을 내서 그런 갈증을 충족시킨다면 시장에서도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BS를 통해 활발히 스포츠서적을 내면서 마케팅을 하면 시장이 열릴 수 있다는 전략과 고민이 있었다.

-국내 스포츠서적은 시쳇말로 장사가 잘 안될 것 같다는 선입관이 있다. 이쪽 책을 주로 내면서 수지 타산은 좀 돌아가는가.
BS에서 지금까지 펴낸 스포츠 서적은 40여종이 된다. 그 첫 책이 2010년 나온 ‘두산베어스 때문에 산다’였다. ‘한국프로야구단 시리즈’의 1번이었는데 원년 우승팀부터 시작하자는 뜻에서 두산이 첫번째가 됐다. 마침 그해 두산이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연일 극적인 승부를 펼치면서 팬들의 반응이 좋았다. 3개월 동안 3쇄를 훌쩍 넘었다. 다른 분야의 베스트셀러에 비하면 물론 미진했겠지만 우리의 예상보다는 (반응이)빨랐다. 출판사에 손해를 주지 않을 만큼의 수요층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5년동안 스포츠 관련 책을 꾸준히 내면서 느끼는 것은 수요는 분명히 있다는 점이다. 다만 독자들의 니즈를 충분히 파악해 내느냐가 관건이다. 제대로 대응한다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요즘 국내 출판 시장이 워낙 어렵다고 하는데 스포츠쪽은 더 심할 것 같다.
출판계가 매년 단군 이래 최악의 불황이라고 말해왔지만 지난해 11월 도서정가제가 시행되면서 지금은 체감적으로 정말 더 힘들어졌다. 구간의 할인판매가 안되다보니 (판매량이)더 정체가 되고 있다. 백리스트 가운데 꾸준히 나가던 책들의 판매량이 줄었다.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고 스포츠쪽은 더 타격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어려운 상황이긴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유럽, 일본처럼 방대한 스포츠서적 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은 있다고 보는가.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 나도 그래서 하고 있는 거다. 다행인 것은 최근 스포츠 서적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하는 출판사들이 생기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출판사들은 경쟁자이기도 하지만 조력자이기도 하다. 이런 현상은 즐겁고 반가운 일이다. 국내 스포츠서적 시장이 안정적이고 순탄하게 성장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지만 언젠가는 형성될 것이라는 믿음은 있다.

-국내 스포츠서적 시장이 확대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우선 출판사들이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콘텐츠도 중요하다.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야구만 하더라도 (책으로 나와)되는 콘텐츠가 있고 안되는 것이 있다. 예를 들어 랜덤하우스에서 매년 내는 프로야구 스카우팅 리포트는 3,4월이 되면 서점에서 기다리는 고정팬들이 상당하다. 스카우팅 리포트류의 책은 많이 나왔지만 랜덤하우스에서 내는 책은 독자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충족시킨 최초의 경우가 아닌가 싶다. 반면 어떤 야구책들은 콘텐츠가 전혀 주목받지 못하고 (출판시장에서)사라지는 경우도 많다. 결국 독자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독자들에게 리스펙트를 받는 책을 만들어내는 것은 출판사의 역량에 달렸다. 지금까지의 경우를 보면 일부 출판사에서는 (스포츠에 대한)단순한 관심에서 들어와서 한,두권 내본 뒤 반응이 없으면 그냥 나가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책 한권의 흥행에 따라 일회성으로 희비가 엇갈려 왔다갔다 한다면 앞으로도 (국내 스포츠서적 시장) 확대는 어렵다. 지속적인 것이 중요하다. 아직까지는 지속적으로 해보자는 곳은 많지 않지만 독자들의 니즈를 잘 파악한다면 그런 출판사들이 점점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BS에서는 대략 야구과 축구책을 펴내고 있다. 국내에서 야구의 인기가 압도적으로 높은데 출판시장에서도 그런가.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출판시장에서는 국내야구와 국내축구의 대결 구도가 아니다. 축구서적이 해외축구에 집중되다보니 굳이 표현하자면 국내 프로야구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맞붙는 격이다. 해외축구에 대한 수요가 상당하다. 해외 축구스타들의 자서전류도 따로 시장이 형성돼 있다고 봐야 한다.

-지금까지 주로 내왔던 야구 축구 외에 좀 더 다양한 종목을 다룰 계획은 없는가.
물론 있다. 기획 단계에서 많은 논의를 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마라톤 사이클 등 생활체육과 연결할 수 있는 분야, 피겨스케이팅 등 비인기 종목 등을 고민중이다. 궁극적으로는 스포츠책이면서도 역사, 인문, 자기계발 등 다양한 요소가 융합된 콘텐츠의 책을 내고 싶은 마음이다.

-야구팬들에게는 ‘~때문에 산다’ 시리즈가 익숙하다. 지금까지 6개 구단이 나왔는데 역사가 짧은 NC와 kt를 제외하면 한화와 SK만 남아있는데 계획은 있는가.
일단 ‘한화이글스 때문에 산다’는 올해 나올 예정이다. SK는 일정상 올해는 어려울 것같다. NC와 kt는 지금 시작하는 단계의 팀이어서 뭐라고 말하기 힘들지만 장기적으로는 내야 하지 않겠는가. 한화 구단도 (출간 작업에)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한화가 요즘 최고로 핫한 구단이어서 기대가 크겠다.
(웃으면서)책을 내면서 기대를 많이 하면, 한 만큼은 안되는 징크스가 있더라. 그래서 일부러 기대를 많이 안하고 있다. 분위기는 좋은 것 같다. 한화 구단과도 여러가지 프로모션을 함께 기획하고 있다.

-요즘 서점가에서 화제가 됐던 자서전 ‘나는 즐라탄이다’를 비롯해 스포츠 관련 서적을 꾸준히 펴내고 있는 한스미디어라는 출판사가 있다. 이런 라이벌의 존재가 도움이 되는가. 이런 출판사의 전략에서 배우는 것이 있다면.
(크게 웃으면서)한스미디어는 휠씬 크고 자본력이 좋은 출판사다. 우리가 라이벌로 여길 상대가 아니고 오히려 그쪽에서 우리를 라이벌로 쳐준다면 고마울 뿐이다. 이런 곳의 존재는 정말 고맙다. 배우는 것도 많다. 즐라탄의 경우 워낙 시장 반응이 좋아서 해외 축구스타 자서전의 판권계약이 어려워졌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우리에게도 즐라탄의 원고가 왔었다. 하지만 시장 판단이 잘 안됐다. 결국 (한스미디어에서 출판한 뒤)폭발적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엄청난 반응이 있었다. 이 책은 사실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았고 (선수의 모국인)스웨덴에서는 에세이 관련 문학상을 탈 정도로 내용이 좋은 콘텐츠였다. 구매층이 이런 책의 평판을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독자들이 기꺼이 자기 돈을 지불해서 살 정도의 가치가 있는 책을 만들면 통한다는 것을 보여준 아주 좋은 사례다.
우리가 2013년도에 냈던 ‘무리뉴, 그 남자의 기술’도 전형적인 스포츠 서적이라기 보다 자기계발서로 연결했던 책이었다. 독자의 니즈를 파악해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독자들이 책에 대해서 리스펙트를 하게 되면 돈주고 사게 된다는 것을 배웠다. 개인적으로 무리뉴 책은 스포츠 서적 출판을 지속할 수 있는 큰 계기가 됐다. 한동안 자기계발 분야 베스트셀러로 쭉 치고 올라갔는데 좋은 콘텐츠, 시장이 원하는 콘텐츠를 내면 통한다는 용기를 얻었다.

-국내 스포츠서적 시장을 키우기 위해서 가지고 있는 중장기적인 구상이 있다면.
BS는 스포츠책만 내는 곳은 물론 아니다. 스포츠책도 내는 곳이라고 정의하는 것이 맞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지속적으로 스포츠책을 낸다는 콘셉트이다. 앞으로도 꾸준히 스포츠 관련 서적을 펴내면서 우리의 길을 가는 것이 목표이다. 야구 축구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으로도 저변을 확대하고, 기존의 야구나 축구는 좀 더 깊이있고 전문적인 분야를 다뤄야 한다. 야구나 축구 같은 인기종목에서는 일부 마니아를 위한 성격의 책이라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스포츠 서적 시장의 바람직한 운영 구조를 위해서도 마니아용 서적의 발간이 필요하다. 물론 이런 마니아용 서적의 발간을 위해서는 대중적으로 잘 팔리는 책이 (스포츠 서적 분야에서)나와야 한다. 아까 말한 것처럼 스포츠 콘텐츠를 자기계발이나 인문학적으로 융합하는 책을 선보인다면 비단 스포츠팬 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층도 포섭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성격의 책들로 이 시장이 안정된다면 마니아를 위한 책들도 (시장 구조를)받쳐줄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스포츠에 별 관심이 없는 독자들도 스포츠를 활용한 콘텐츠를 즐기는 상황까지 가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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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가 만난 사람 ‘홍정우’ BS출판사 대표2015.05.19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지금까지 냈던 스포츠 관련 서적 가운데 편집자의 입장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책 3권만 꼽아준다면.
먼저 ‘두산베어스 때문에 산다’가 있다. 스포츠 서적으로는 첫 출판이어서 애정이 많이 간다. 이 책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선수, 구단 관계자와 인터뷰를 할 때 함께 따라다녔다. 어렸을 때 꿈꾸던 것이 현실이 되는 느낌이었다. ‘K리그 레전드’는 프로축구 출범 30주년에 맞춰서 진행했던 책이다. 나도 몰랐던 K리그의 스토리를 많이 알게 됐다. 이런 재미있는 스토리를 프로야구처럼 노출하고 부각되는 하나의 계기가 되기를 바랐지만 생각만큼은 그렇지 못해 아쉬움이 컸던 책이었다. ‘포수란 무엇인가’는 마니아를 위한 책으로 기획됐다. 김정준 한화 코치와 1년 반 넘게 진행하면서 학문까지는 아니어도 더 깊이 들어가보고 싶었다. 일본에서는 포수와 관련된 책만 해도 다양하게 나와있지만 국내에서는 이런 종류를 처음 시도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었다. 판매도 생각만큼 나쁘지 않았다. 마니아층도 기존의 상업적인 논리로 간과해서만은 안된다는 가르침을 받았다.


위원석 체육부장 batman@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