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마이 리틀 텔레비전’ 백종원 제공|MBC

[스포츠서울]‘대세’는 이름값보다 콘텐츠로 만들어진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예능프로그램들은 출연자의 이름값보다 내실있는 콘텐츠로 승부해 사랑받고 있다.

최근 예능 대세는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마리텔)’, ‘복면가왕’, tvN ‘삼시세끼’, JTBC ‘냉장고를 부탁해’, ‘비정상회담’ 등이다. 이 프로그램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출연자 중 톱스타가 출연해 인기를 끌고 있는 프로그램은 거의 없다. 대부분 다른 예능프로그램과 차별화에 성공하면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마리텔’은 이런 양상을 가장 잘 보여준다. 보통 5명의 출연자가 각자의 인터넷 방송을 열고 경쟁하는 이 프로그램에는 걸그룹, 개그맨, 마술사 등 다양한 분야의 출연자가 나서고 있는 가운데 외식사업가 백종원이 꾸준히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인터넷 방송의 특성 상 젊은 세대가 주로 참여함에도 불구하고, 걸그룹 등을 제치고 요리 방송이 1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것은 초반에는 예상하기 힘들었던 부분이다. 방송 참여자와의 의사소통에 능하고, 시청자가 실제로 도전해볼 수 있는 요리를 하는 백종원의 콘텐츠가 시청자들에게 통한 것이다. ‘마리텔’이 시작할 때만 해도 백종원은 방송에 간간이 얼굴을 비춘 외식사업가였지만, 이제는 몇 개 방송 채널의 주요 예능프로그램을 맡은 방송인으로 자리를 잡았다. 최근에는 마술사이자 웃음까지 겸비한 일루셔니스트 이은결이 백종원의 대항마로 주목받고 있고, ‘종이접기’ 전문가 김영만 선생이 출연해 열광에 가까운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한 명의 스타탄생에 만족하지 않고 또다른 콘텐츠를 계속해서 투입하면서, 빠르게 변하는 시청자들의 입맛을 잘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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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일밤-복면가왕’.제공|MBC

‘복면가왕’ 역시 얼굴을 가린 채로 판정을 받는다는 콘셉트 덕에 무명의 원석들을 발굴해낸 프로그램이다. 특히 파일럿 프로그램 당시 우승을 차지했던 EXID의 솔지, B1A4 산들 등 가창력에 대해 인색한 평가를 받고 있던 아이돌 가수들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만들어냈다. 우리가 잘 알면서도 모르고 있던 연예인들의 면면이 이 프로그램을 ‘대세 프로그램’ 반열에 올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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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냉장고를 부탁해’.제공|JTBC

‘냉장고를 부탁해’도 스타 셰프라고는 하지만 대부분의 시청자들에게는 낯선 셰프들로 승부를 봤다. 게스트들의 냉장고에 있는 음식만으로 결과물을 낸다는 전에 없던 방식의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의 눈과 입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이제는 장수프로그램이 된 MBC ‘무한도전’이 10년간 살아남은 것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콘텐츠다. ‘무한도전’의 가장 큰 특징은 일정한 형식이 없다는 점이다. 장기 프로젝트와 단기 프로젝트를 병행하면서 변화를 추구했고, 2년에 한 번 치러지는 ‘무한도전 가요제’에서도 꾸준히 이름값보다는 새 얼굴을 찾기 위해 애를 썼다. 장미여관, 십센치 등 인디신에서 역량을 인정받던 뮤지션들은 ‘무한도전’을 통해 대중에게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이전의 예능프로그램들이 유명 게스트를 모셔 화제를 모으는데 급급했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특히 토크쇼 등 스튜디오를 기반으로 한 예능 프로그램이 대부분 곧 선보일 드라마, 영화 등의 홍보성 출연이 이어지면서 시청자들의 기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한 예능프로그램 관계자는 “요즘 시청자들은 예능 프로그램에 관심이 상상 이상으로 많은 데다 식상함을 참지 않는다. 톱스타가 나와도 재미없으면 안 본다”며 “계속 같은 내용, 누구나 아는 내용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에 끊임없이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해 예능 프로그램이 더욱 냉정한 생존경쟁에 돌입했음을 실감하게 했다.

김정란기자 peac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