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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신혜연기자] ‘믿고 보는 배우’ 유해진이 생활 밀착형 코미디 영화 ‘레슬러’로 돌아왔다.

‘레슬러’(김대웅 감독)는 전직 레슬러에서 프로 살림러로 변신한지 20년 차, 살림 9단 아들 바보 강귀보(유해진)가 예기치 않은 인물들과 엮이기 시작, 평화롭던 일상이 유쾌하게 뒤집히는 이야기를 그렸다.

대부분의 부자가 그렇듯, 가깝고도 먼 아버지와 아들 사이를 보여줬다. 아들 강성웅 역의 김민재와 대화보다는 레슬링으로 거칠지만 따뜻한 대화를 나눴다. 유해진은 많은 운동 종목 중 레슬링이어서 좋았다며 만족해했다. “영화가 만약 주짓수, 킥복싱이었다면 분위기가 또 달라졌을 거 같다. 아버지와 아들이 살을 부딪히면서 레슬링을 하는데 이런 스킨십이 얼마나 친밀하고 좋은가. 극중 감정이 최고치에 올랐을 때도 레슬링으로 아들과 대화를 나눈다. 레슬링이었기 때문에 감정과 갈등이 잘 표현됐던 거 같다. 감정적으로 힘들었던 신이 있었는데 이 신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민재와 어떻게 감정을 폭발시킬 것인지 이야기를 많이 나눴던 거 같다. 어떻게 그림이 나올지 고민이 많았다.”

귀보는 성웅에게 헌신하지만 헌신짝처럼 버려진다. 하지만 깨닫지 못하고 자신에게 헌신하는 어머니(나문희)한테 강성웅처럼 모진 아들이 되고 만다. 스스로는 어떤 아들이었을까. 유해진은 “효자는 아니었다. 효도하고 살지 못했던 거 같다. 청주에서 연극할 때는 걱정도 많이 끼쳐드렸고, 반항도 심하게 했다. ‘레슬러’ 전에도 부모님 생각이 언뜻 났었는데 이번 작품은 특히 부모님이 많이 떠오르더라.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살아계실 때 더 잘할 걸 하는 후회들이다. 나도 강성웅처럼 반항하는 시기가 분명 있었다. 나를 돌아보기도 했고, 부모님의 입장을 간접적으로 어떠셨을까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모든 부모님이 그렇게 자식을 키웠을텐데’ 하면서 울기도 했다”라고 느낀 것들을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한 가장의 아버지가 되면 어떨까’ 하는 고민은 쉽게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했다. “나한테는 점점 멀어지는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호르몬 때문인 거 같기도 하고, 생각이 많다. 극중 ‘요즘 여성 호르몬이 나온다’라는 말도 안 되는 웃긴 애드리브를 했는데 스스로 공감이 되니까 그런 말이 나온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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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웠던 귀보의 일상은 아들의 국가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윗집 딸 가영(이성경)의 사랑 고백을 받으며 흔들리기 시작한다. 이같은 설정에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유해진은 극중 이성경과 벌어질 이야기를 “로맨스가 아닌 짝사랑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레슬러’가 결국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멜로가 아닌 부성애, 가족애다. 일반 시사를 통해서 해프닝이었다는 걸 알릴 수 있는 거 같다. 영화를 본 분들이 오해가 풀렸다고 말해줘서 걱정하진 않는다”라고 가족 영화임을 강조했다.

유해진은 지난 2016년 10월 개봉작인 영화 ‘럭키’로 단독 주연으로서의 가치를 증명했다. 유해진 표 코미디는 이제 믿고 보는 장르로 자리 잡았다. 이 믿음에 배반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그는 “부담이 크다.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자’라고 생각하고 촬영에 임한다. ‘극장을 찾았을 때 실망하시면 안 되는데’ 그런 생각으로 열심히 촬영했다”라고 말했다.

그에게는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유해진은 “내 친구들이 열심히 기사에 ‘좋아요’를 눌러준 덕분이다”라고 호탕하게 웃어 보였다. 이어 “농담이고, 대중분들이 친근하게 생각해주시는 거 같다. 얼마나 감사한가. 내가 맡은 역할이 거칠어 보이지만 따뜻한 구석이 있는 역할이다 보니 좋아해 주시는 거 같다. 무서운 역할이지만 끝까지 무섭지는 않은, 쉽게 말해 빈 구석이 있는 역할을 맡다 보니 호감을 가져주신 거 같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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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