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희 큐셀

[스포츠서울 유인근 선임기자]태극낭자군단의 맏언니 지은희(32)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19시즌 개막전 정상에 올랐다.

지은희는 2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레이크 부에나 비스타의 포시즌 골프클럽(파71·6645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시즌 개막전 다이아몬드 리조트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총상금 120만 달러) 마지막 날 1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0타를 기록한 지은희는 2위 이미림(29·12언더파 272타)을 2타 차로 제치고 시즌 첫 우승이자 LPGA 투어 통산 5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우승 상금은 18만 달러(약 2억원)다.

지은희의 우승은 지난해 3월 KIA 클래식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그는 이번 우승으로 기존에 박세리가 가지고 있던 LPGA 한국인 최고령 우승 기록도 다시 썼다. 현재 32세 8개월인 지은희는 지난 2010년 벨 마이크로 클래식에서 32세 7개월 18일의 나이로 정상에 올랐던 박세리(42)의 기록을 넘어섰다. 또한 이번 대회는 최근 두 시즌 우승 경력이 있는 선수만 출전할 수 있는 ‘왕중왕전’을 겸하고 있어 첫 우승컵을 들어올려 초대 챔피언의 영광도 안았다.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공동 선두로 출발한 지은희는 전반에는 강한 바람에 고전했다. 1번과 2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기록하며 출발이 좋지 않았던 지은희는 3, 4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바로 타수를 줄였지만 6번홀(파4)에서 한 타를 다시 잃었다. 10번홀(파5)에서 버디를 낚으며 안정을 찾은 지은희는 13번홀(파5)홀에서 승기를 잡았다. 경쟁자 리디아 고가 샷이 흔들리며 더블보기를 기록한 반면 홀에 들어갈 뻔한 날카로운 세 번째 샷으로 버디를 잡아 우승을 예감했다. 16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추가한 지은희는 이미림에 2타 차이로 추격하자 마지막 18번홀에서 파 세이브를 기록하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리디아 고는 마지막 날 6타를 잃고 8위(7언더파 277타)로 밀렸다.

현재 LPGA 투어에서 뛰는 한국 선수 중 맏언니인 지은희는 13년째 투어 생활을 이어가며 꾸준한 성적을 올리고 있는 모범생이다. 2008년 웨그먼스 LPGA에서 첫 우승을 달성하고, 2009년엔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까지 제패하며 강자의 반열에 올라섰다. 하지만 이후 갑자기 찾아온 슬럼프에 무려 8년이나 무승에 허덕였다. 혹독한 그 시절을 꿋꿋하게 버틴 그는 2017년 10월 스윙잉 스커츠 타이완 챔피언십에서 3025일 만에 우승의 감격을 누리며 마음고생을 털어버렸고, 이후 이번 대회까지 1년 3개월 사이엔 3승을 챙기며 30대에 찾아온 ‘제2의 전성기’를 만끽하고 있다.

한편 한국선수들은 이미림이 2타 뒤진 12언더파 2위에 올랐고 전인지가 3언더파 공동 12위, 양희영이 2언더파 공동 14위에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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