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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이)대호한테 ‘2번 넣어줄까’라고 했더니 6번이 편하다고.”
KBO리그에 불고 있는 ‘강한 2번’ 바람에 양상문 롯데 감독은 팀 내 거포 이대호에게 농담삼아 슬쩍 말을 건넸다며 웃었다. 양 감독은 14일 고척돔에서 열리는 키움과 시범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대호에게 2번 넣어줄까라고 했다”며 “본인은 6번이 그저 좋다고 했다. 다른 팀은 베테랑 편하게 6번 넣어준다는데 왜 그러냐더라”고 웃었다.
양 감독은 이대호의 말에 곧바로 반격했다. 그는 “대호에게 ‘넌 스트레스를 받아야 잘 친다’고 한마디 했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박병호를 앞세워 가장 선도적으로 ‘강한 2번’ 트렌드에 편승한 키움과 맞대결을 앞두고 나온 얘기였다.
양 감독 역시 ‘강한 2번’을 두고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김해에서도 최근 2번 타자를 내세운 팀의 결과와 흐름을 분석하고 있다고도 했다. 다만 강타자 2번 배치로 상대 압박을 줄 순 있어도 팀 사정에 따라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중심 타선을 꾸릴만한 대체 자원이 풍부해야 전략이 들어맞기 때문이다. 키움만 하더라도 박병호 2번 배치에도 김하성이나 제리 샌즈 등이 대체 구실을 할 수 있다. 물론 롯데도 얼마든지 밑그림을 그릴 수 있다. 이대호 외에도 손아섭 전준우 채태인 카를로스 아수아헤 등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양 감독은 이날 제이크 톰슨을 선발 투수로 내세운 가운데 민병헌~손아섭~전준우~이대호~채태인~한동희~고승민~안중열~신본기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아수아헤를 선발에 제외했다. 그는 “체력적으로 어려워하는 것 같더라. 오늘은 쉬게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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