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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박준범기자]외국인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과 부진이 전북 현대의 발목을 잡고 있다.
모라이스 감독이 이끄는 전북 현대는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상하이 상강(중국)과의 16강 2차전에서 승부까지 가는 혈전 끝에 3-5로 패했다. FA컵 32강에서 K리그2 FC안양에게 패해 탈락한데 이어 3년 만에 우승을 노리던 ACL 무대에서도 조기 탈락의 아픔을 맛보게 됐다.
뿐만 아니라 전북은 올시즌 리그에서도 이전처럼 승점을 마음 먹은대로 쌓지 못하고 있다. FC서울과 울산 현대의 저력과 상대팀들의 견제도 주요 요소지만, 외국인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이 전북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 시즌 8골을 넣으며 부활 조짐을 보이던 아드리아노는 지난 4월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이미 시즌 아웃됐다. ACL에서 1골이 있지만 리그에서는 7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러한 상황 속 로페즈의 체력적인 부담을 덜어줘야 할 이비니와 티아고 역시 제자리걸음이다. 지난 3월 강원전 이후 출전하지 못하던 티아고는 지난 17라운드 수원전에서 시즌 두 번째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기대 이하였다. 모라이스 감독은 전반 종료 후 티아고 대신 로페즈를 투입하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또 다른 외국인 선수 이비니는 점차 출전 시간을 늘려가고 있지만 존재감은 크지 않다. 상하이전에서도 이비니는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한 골이 절실했던 전북은 공격 자원이 필요했지만 모라이스 감독의 선택인 이비니가 아니었다. 결국, 이비니는 벤치에서 팀의 패배를 바라봤다.
이들의 부상과 부진은 로페즈의 체력적인 부담과도 연결된다. 전북에서 4번째 시즌을 맞고 있는 로페즈는 꾸준하다. ‘귀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존재감이 독보적이다. 다만 지난 시즌과 비교해보면 그 위력이 반감됐다. 리그 15경기 출전에 3골에 그치고 있다. 상대 수비의 강한 견제를 이겨내야 하는 탓에 체력적인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교체 자원도 마땅치 않다보니 출전 시간 조절도 어려운 상황이다.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은 곧 팀 성적과 직결된다. 전북과 경쟁을 펼치고 있는 FC서울과 울산 현대가 좋은 예다. 서울은 외국인 삼각 편대 페시치-알리바예프-오스마르가 15골을 합작하고 있다. 올시즌 서울의 득점 중 54%를 차지할 정도로 영양가 만점 활약이다. 울산 역시 최전방에선 주니오(6골)가 중심을 잡고 있고, 믹스와 불투이스 역시 자신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전북은 리그 최다득점팀(33골)이지만 외국인 선수가 기록한 골은 4골(로페즈 3골, 이비니 1골)이 전부다. 전북은 이제 리그 우승을 위해 사력을 다해야 한다. 이비니와 티아고가 지금의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낙관할 수는 없다. 트레블을 목표로 잡았던 전북은 자칫 무관에 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외국인 선수들을 바라보는 모라이스 감독과 전북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beom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