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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배우근 기자] 선두 SK가 두둥실 떠오르고 있다. 2위권과는 6경기 이상 벌어졌다. 프로야구계에는 ‘3경기 차를 따라 잡으려면 한 달이 필요하다’는 속설이 있다. 시즌종료까지 남아있는 경기는 대략 60경기. 후반기 일정을 고려한다면 SK가 나홀로 공중전을 치를 가능성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그렇게 SK의 순항이 계속된다고 가정하면 싸움의 상대는 다른 팀이 아닌 자신과의 승부가 된다. 선수단의 현재 컨디션을 유지하는데 초점이 맞춰지게 된다. 그러면 큰 고비 없이 정상을 지킬 수 있기에 그렇다. 이미 SK는 내부 다지기에 돌입했다.
지상에서 공중으로 향하는 상승기류에 올라탄 SK의 기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투타 균형이 맞아가고 있다. 시즌 초반 타격 페이스가 올라오지 않아 고민이 있었지만, 시즌의 반환점을 돌면서 타격도 정상권에 올라왔다. 또한 선발진과 불펜은 여느 팀에 비해 단단하다. 야구에도 관성의 법칙이 존재하는데, 한 쪽으로 방향성이 잡히면 그쪽으로 나아가는 힘은 강해지기 마련이다. 여기에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2연패라는 목표도 분명하다. 이런 힘들이 관성의 에너지로 작용하는 한 SK의 독주는 계속될 것이다.
SK가 고공비행 모드로 전환하는 사이 지상 전투는 더 맹렬하게 치러지고 있다. 서울 연고의 3팀이 촘촘하게 붙어 2위 싸움에 올인하고 있다. SK와 선두싸움을 하던 두산이 지난달부터 주춤하자 키움이 6월 리그 최고 승률을 기록하며 2위 턱밑까지 추격하는데 성공했다. 두산이 타선의 폭발력 저하로 후퇴했다면 키움은 주전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생긴 공백을 다른 선수들이 속속 채우며 진격했다. 두산과 키움이 서로 난타전을 주고받는 사이 LG도 팀방어율 1위라는 안정적인 마운드를 기반으로 2위권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LG의 저력은 변덕스런 방망이가 아닌 마운드의 높이에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그 아래 싸움도 치열하다. 한때 선두권이었던 NC가 이탈하며 KT와의 거리가 좁혀졌다. NC가 턱걸이로 5위에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KT가 창단 최다연승의 파랑을 일으키며 기세등등하게 중위권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키움도 그랬지만 KT도 주축선수가 부상으로 빠진 위기 상황에서 마법처럼 승수를 쌓고 있다. 와이드카드는 딱 한 장. 그래서 매시즌마다 그 티켓을 얻기 위한 싸움은 치열했다. 현 추세라면 NC와 KT의 총력전은 피하기 힘들다. 한편 하위권의 4개팀은 시간이 흐를수록 순위싸움과 리빌딩 사이에서 고민이 깊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반격의 칼날을 아직 갈고 있는 팀은 있다. 삼성이다. 중위권 팀 중에 어디 하나라도 휘청거린다면 그 틈새를 치고 들어갈 기회를 엿볼 것이다.
올시즌 각 팀 모두 80경기 이상을 소화하며 본격적인 진검승부에 들어갔다. 순위 새판짜기도 본격화 됐다. 여름이 깊어질수록 지키려는 자와 뺏으려는 자의 진땀승부 또한 덩달아 늘어날 것이다. SK의 독주 여부와 서울 3개팀의 순위 싸움, 그리고 와일드 카드를 잡기 위한 각축전이 동시다발로 펼쳐질 예정이다. 공은 둥글기에 그 결과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야구는 끝을 알 수 없는 드라마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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