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화점 3사 올 여름 정기세일 매출 신장 명품이 견인 - 지난해 동기 대비 평균 매출 신세계 13%·롯데 6.5%·현대 5% 증가
신세계백화점 해외 유명 브랜드 대전 이미지
신세계백화점이 한달여간 ‘해외 유명 브랜드 대전’을 열고 150여개 브랜드, 총 300억원 어치 상품을 선보인다. 제공 | 신세계그룹

[스포츠서울 김윤경 기자] 올 여름 백화점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소비 양극화가 극심해져 부유층이 누리는 초고가 상품과, 마트나 편의점의 최저가 상품이 극과 극으로 팔려나가는 분위기 속에서 백화점들의 매출이 눈에 띄게 오른 것. 물론 그 배경에는 명품매출의 역할이 컸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톱3 신세계·롯데·현대백화점이 6월 28일부터 7월 14일까지 2주간 진행한 여름 정기세일 기간 동안 매출이 전년 대비 두 자릿 수 이상 늘었다. 특히 명품과 해외 수입 컨템포러리 상품군은 15%에서 최고 35%에 달하는 매출 신장을 기록하며 매출을 견인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여름 정기세일 기간 동안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13.3% 증가했다. 특히 가격대가 높은 명품 부문 매출은 35.9% 신장했다. 고가의 보석과 시계 매출도 64.5% 늘었다. 명품군의 두 배 가까운 수치다.

반면 스포츠(12.3%), 아동(8.1%), 남성(5.0%), 여성(4.8%)군의 매출은 평균치에도 못 미쳤다. 고가의 제품은 줄을 서서 구매하는데 반해 같은 카테고리의 중저가 제품은 안 팔리는 소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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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현대백화점 판교점 1층 열린광장에는 ‘프라다 썬더(Prada Thunder)’ 팝업스토어가 열렸다. 제공 |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은 이번 여름 정기세일 기간 동안 해외명품 매출이 30.1% 신장했다. 해외 수입 여성의류를 다루는 컨템포러리 부문은 28.9%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롯데백화점에서 판매한 명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4%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불황기치곤 놀라운 성적표다. 롯데백화점 측은 명품 소비자 연령층이 중장년에서 밀레니얼 세대로 낮아진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여름 정기세일 매출이 전년보다 5.4% 증가했다. 해외 패션 부문은 13.1% 늘었고, 골프 부문은 12.1% 오르며 고가의 상품군이 전반적인 매출을 이끌었다. 현대백화점 측은 불황에도 백화점이 건재한 것은 명품 소비층이 20대로 확대된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기존에 명품 브랜드의 가방과 신발 등 소품을 위주로 구매했으나 최근 수입 의류로도 관심 폭을 넓혔다.

그라프 가로
압구정동에 위치한 갤러리아명품관은 오는 31일까지 영국 하이엔드 주얼리 전문 브랜드 그라프의 ‘컬러 스톤 컬렉션’ 전시를 진행, 옐로우 다이아몬드를 비롯해 총 판매 규모 약 120억원의 최고급 보석 상품들을 선보인다. 제공 | 한화갤러리아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밀레니얼 세대는 비쌀수록 사후관리(A/S)가 확실하고 품질에 신뢰할 수 있는 백화점 상품을 선호하는 부류와 가격 경쟁력과 편리함을 앞세운 이커머스를 선호하는 부류로 나뉘었다”며 “백화점은 소비 양극화로 인해 명품 고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백화점들이 명품 덕분에 호황을 누릴 때 이커머스와 마트, 편의점들은 ‘100원숍’ 등 초저가 상품을 내세운 가격 경쟁력으로 소비 양극화에 대처했다. 실제 위메프는 지난 2일 ‘100원 특가숍’을 오픈하고 100~2000원의 상품을 1000여개 선보였고, 편의점 CU는 최근 500원 이벤트를 벌였다.

경제 전문가들은 소득 분배 악화, 부동산 가격 상승이 소비 양극화에 영향을 줬다고 보고 있다. 또한 근로시간 단축으로 월급이 감소한 것도 중산층이나 저소득층의 소비 심리가 위축된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 양극화는 실질적 구매력을 떨어트려 산업 전반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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