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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로드FC 054에서 최원준(왼쪽)과 황인수가 종이 울리자마자 서로 주목을 날렸지만 최원준의 주먹이 정확히 황인수의 얼굴에 꽂히며 1라운드 5초만에 경기를 끝내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글·사진 이주상기자] 챔피언 벨트를 바라보는 ‘괴물신인’에서 ‘ROAD FC 역대 최단 시간 5초 KO 패배자’의 나락으로 떨어진 황인수가 자기 성찰 시간을 가졌다. 데뷔전부터 네 번째 경기까지 모두 연속 1라운드 KO승. 그리고 다섯 번째 경기에서 당한 ROAD FC 역대 최단 시간 KO 패배인 5초 실신.

황인수(25·팀매드)의 ROAD FC 다섯번째 경기는 팬들에게는 ‘꿀잼’이었지만 본인에게는 ‘악몽’이었다. 챔피언 타이틀전을 바라보는 강력한 컨텐더 입장에서 단숨에 조롱거리가 됐다.

최원준과의 경기에서 충격의 패배를 당한 황인수는 “내 실력이 너무 많이 늘었다는 것에 대해 자만했다”며 겸손하지 못했음을 인정했다.

뼈아픈 패배로 황인수는 많은 것을 배웠다. 자신의 격투기 인생도 다시 돌아봤다. 그 결과 멘탈이 한층 더 성숙해지고 성장했다. 5초 만에 패한 경기는 커리어에 1패를 안겨줬지만, 황인수에게 1패 이상의 것을 배우게 해줬다.

황인수는 “승리했던 시합들은 모두 다 항상 나를 시험하는 시합이라는 말들을 들어왔고, 베테랑이신 선배님들과 시합이라 항상 배운다는 자세로 겸손하고 진지하게 시합에 임했다. 그런 겸손함이 승리로 이끌어주었다. 그러나 이후 내 실력이 너무 많이 늘었다고 착각했다. 이전 경기 KO보다 시간을 단축해야 한다는 그런 압박감과 부담이 생겨서 해오던 플레이와 다르게 상대 선수를 얕보고 무리하게 들어갔다. 그 결과가 내가 KO 당했다. 많이 배웠고 멘탈이 많이 성장했다”고 말했다.

황인수는 11월 9일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리는 굽네몰 ROAD FC 056에 출전, 다시 케이지에 선다. 상대는 ‘헐크’ 김은수(36·WINNERS MULTI GYM/TEAM ROOTS)로 타격에 강점을 보이는 베테랑 파이터다.

“김은수 선수도 타격을 좋아하시는 거 같다. 어느 쪽이 KO 되건 화끈한 경기 펼쳤으면 좋겠다. 선배님 한 수 배우겠습니다” 김은수와의 대결에 대한 황인수의 말이다.

쉽지 않은 상대를 만난 황인수는 자신감을 보이는 것보다는 겸손함으로 배우는 입장으로 싸우겠다는 말을 전했다. 그리고 병교필패 (兵驕必敗)라는 말을 하며 달라질 것을 다짐했다.

“병교필패. 교만하면 반드시 패한다. 이 말을 되새기며 겸손하고 진지하게 시합에 임하겠다”고 운을 뗀 황인수는 “격투기를 좋아해 주시고, 항상 저를 지지해 주시고, 응원해주시는 팬분들께 1년 만에 하는 복귀전을 좋지 않은 경기력으로, 그리고 좋지 않은 일로 실망하게 해드린 부분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 앞으로는 대한민국 최고의 격투기 선수로서 인정받고 사랑받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주시는 팬분들께 감사하다”며 고개 숙이며 응원하는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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