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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고 이진하, 대전고 송영진, 인천고 이호성, 대구고 김정운. 제공 |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2019 문보경, 2020 김윤식 같은 행운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6월까지만 해도 경남고 포수 김범석, 휘문고 내야수 김민석 중 한 명을 기대했는데 둘다 앞에서 지명될 가능성이 99%다.

스카우트 팀 또한 이러한 흐름을 인지하며 투수로 시선을 돌렸다. 눈앞으로 다가온 2023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LG의 선택은 장충고 이진하, 대전고 송영진, 인천고 이호성, 대구고 김정운 중 한 명이 될 전망이다.

LG는 오는 15일 10년 만에 진행되는 전면 드래프트에서 7순위 지명권을 사용한다. 1라운드 전체 7순위부터 11라운드 전체 107순위까지 라운드당 11명, 그리고 지난 5월 장준원 트레이드로 얻은 KT 5라운드 지명권(전체 50순위)을 더해 총 12명의 선수를 선택한다.

잘못된 선택과 육성 시스템 부재로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0년 암흑기를 겪은 LG다. 하지만 최근 드래프트는 연타석 홈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7 드래프트부터 2020 드래프트까지 4년 동안 지명한 선수들이 이미 1군 핵심자원으로 자리매김해 현재와 미래를 두루 밝힌다. 그 결과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눈앞에 뒀다.

현재 1군 엔트리만 봐도 그렇다. 확대 엔트리 33명 중 2017 드래프트부터 2020 드래프트에서 지명한 선수가 9명(투수 5명: 고우석, 이정용, 정우영, 이민호, 김윤식·야수 4명: 김기연, 이재원, 문성주, 문보경)에 달한다. 2021 신인 내야수 이영빈을 더하면 엔트리 3분의 1 가량이 최근 5년 이내에 입단한 선수들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상영, 성동현, 강효종, 조원태 등 상위지명 투수들도 꾸준히 성장곡선을 그린다. 현재 기량보다는 잠재력에 초점을 맞춰 지명했고 저마다 다른 길을 걷지만 한 걸음씩 목표점을 향한다. 올해 상무에 입대한 이상영은 퓨처스리그를 정복하고 있다. 전역하는 2023년 9월 1군에 합류할 계획이다. 올시즌 첫 경기에서 최고구속 149㎞를 찍었던 손주영도 내년 5월 복귀를 목표로 이천에서 재활 중이다. LG 차명석 단장은 김윤식, 이민호 다음으로 기대하는 젊은 선발투수로 이상영과 손주영을 꼽았다.

다가오는 드래프트 기조도 비슷하다. LG 백성진 스카우트 팀장은 우투수 3명(이진하, 송영진, 이호성), 사이드암 투수 1명(김정운)을 1라운드 지명 후보군으로 꼽았다. 5순위 이내 지명이 유력한 김범석이나 김민석이 7순위까지 내려오지 않는 이상, 투수 4명 중 한 명이 LG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을 것이다.

백 팀장은 “송영진과 이호성은 스피드와 체격 조건이 비슷하다. 넓게 보면 사이드암투수 김정운까지 신장과 스피드가 흡사하다. 이진하는 스피드는 좀 떨어지지만 체격 조건이 더 좋다”고 평가했다.

주목할 선수는 이진하다. LG 앞뒤로 지명권을 행사하는 구단들은 송영진, 이호성, 김정운, 그리고 대구고 우투수 이로운 등을 후보군에 넣는다. 더 넓게 보면 원주고 포수겸 우투수 김건희, 천안북일고 내야수 김민준이 1라운드 후보군에 들어간다. 그런데 이진하를 1라운드 후보군에 넣은 구단은 상대적으로 적다.

장단점이 공존한다. 이진하의 장점은 백 팀장이 언급한 것처럼 하드웨어다. 190㎝·95㎏로 신체 조건은 이번 드래프트 대상자 중 최상위권이다. 다만 스피드와 부상 경력은 단점으로 꼽힌다. 중학교 시절 이미 140㎞를 기록했지만 현재 최고 구속은 140㎞ 중반대에 머물고 있다. 게다가 지난 4월에는 경기 중 허리 통증으로 마운드에서 내려가기도 했다. 145㎞ 이상을 던지는 고교 투수가 부쩍 늘어난 상황에서 구속 만으로는 어필하기 어렵다.

그러나 안정된 투구 밸런스와 제구력, 확실한 결정구 스플리터를 보유한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백 팀장은 이진하의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합류에 대해 “제구가 좋은 투수를 집중적으로 선발한 것 같다. 제구에서는 이진하 선수가 또래 선수들에 비해 낫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정답은 없다. 최근 활약을 고려하면 송영진이, 구위에 초점을 맞추면 이호성이, 사이드암 보강을 생각하면 김정운이 옳은 선택일지도 모른다. 전체 6순위 키움의 선택 또한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분명한 것은 드래프트 성패는 1, 2년 만에 가릴 수 없다는 점이다. LG는 손주영, 이상영, 정우영 등 신장 190㎝ 이상 투수를 꾸준히 지명했고 이들 모두 구속 향상을 이뤘다. 투수 육성 시스템이 자리잡은 만큼, 잠재력에 비중을 둔 선택을 해도 이상한 일이 아닐 것이다.

◆지난주 간단 리뷰

팀 성적: 2승 3패 1무(잠실 SSG전:패무·고척 키움전:패승·대구 삼성전:승패)

팀 평균자책점 2.95(2위), 선발 평균자책점 3.48(4위), 불펜 평균자책점 2.25(2위)

팀 타율 0.273(5위), 팀 홈런 5개(공동 5위), 팀 OPS 0.689(8위)

MVP: 문보경 6경기 타율 0.391 1홈런 4타점 OPS 0.940

[포토]
LG 문보경이 지난 6일 잠실 SSG전에서 스윙 후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잠실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이번주 일정과 지난 맞대결

9월 13일~14일 잠실 두산전, 15일~16일 잠실 KT전, 17일~18일 잠실 한화전

두산에 시즌 전적 9승 5패 우세. 8월 20일부터 21일까지 잠실 2연전 1승 1패

KT에 시즌 전적 7승 6패 우세. 9월 1일부터 2일까지 수원 2연전 2승

한화에 시즌 전적 9승 2패 우세. 8월 23일부터 24일까지 대전 2연전 1승 1패

◆예상 선발 로테이션

13일 잠실 두산전(켈리)~14일 잠실 두산전(임찬규)~15일 잠실 KT전(김윤식)~16일 잠실 KT전(플럿코)~17일 잠실 한화전(이민호)~18일 잠실 한화전(켈리)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