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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와 ‘용서’는 본인 몫으로 남겨놓자.
추신수(41·SSG)에게도 이를 강요하지 말자. 본인이 언급한 것처럼 때가 되면 할 것이다.
추신수는 지난 1월 안우진의 대표팀 탈락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며 뭇매를 맞았다. 이후 여론은 들끓었다.
스프링캠프 기간에 침묵한 그는 2월 26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며 “그 문제에 대해선 나중에 설명하고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일각에서 추신수에게 사과를 종용했다. 그가 실언을 했다고 보는 시각이다. 그 판단은 존중한다. 사람들의 생각은 천차만별이니까.
그런데 추신수나 안우진의 사과는 본인이 감당할 부분이다. 주변에 떠밀려서 사과하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배구계를 시끄럽게 했던 이재영·다영 자매의 사태를 돌이켜보자. 설령 그들이 진정성 있게 사과하고 용서를 구했다고 치자. 그럼 해결됐을까. 진짜 용서는 피해자가 받아줘야 이뤄진다. 피해자는 그들 자매를 평생 용서하지 않을수도 있다.
나도 학창시절 야구를 하며 수백번 맞았다. 심지어 프로에서도 맞으면서 야구했다(대신 나는 단 한번도 때린적이 없다).
만약 나에게 폭력을 휘두른 이들이 내게 용서를 구한다 해도, 나는 사과받을 생각이 없다. 용서할 생각도 없다. 이런 문제는 주변이 아닌 결국 당사자간의 문제다.
더구나 추신수가 사과할게 무엇이며, 야구계가 용서할게 무엇인지 머리를 갸웃하게 된다. 나는 안우진에 대한 추신수의 발언이 매우 의미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야구계를 조금이나마 변화시킨 내용이라고 단언한다. 그 생각은 변함없다. 추신수의 발언이 발화점이 되어 김인식, 이강철 감독, 박찬호 위원 등도 개인 의견을 냈다. 그러면서 전체 야구판이 고민하고, 조금이나마 변한 계기가 됐다.
다들 잘 알고 있지만,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한 야구인이다. 뚜렷한 자신의 소신이 없었다면 그곳에서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소신은 정치가, 사업가만 있는게 아니다. 스포츠인도 소신이 있다.
운동선수에게 소신은 훈련과 기술, 웨이트트레이닝과 컨디션 조절에만 있지 않다. 다만 눈치를 보느라 운동 외의 생각을 잘 표현하지 못할 뿐이다.
최근 연예인도 자신의 소신을 밝히는 추세지만, 스포츠인은 추신수처럼 극히 일부만 자신의 개인 생각을 표현한다.
거창하게 소신이라고 하지 말자. 소통이라고 하자. 추신수의 말이 정답은 아닐수 있기에 그렇다. 그래서 정작 필요한건 입을 다무는게 아니다. 소통의 확장이 필요하다.
군대와 유사한 체육계 정서가 바뀌는데 시간은 걸리겠지만,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 다양한 목소리는 계속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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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니맨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