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광주=김동영기자] “20세이브 축하한다. 직접 말을 못해서...”

SSG 김원형(51) 감독이 전날 KIA전 이후 화를 내는 듯한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혔다. 서진용(31)의 진땀 세이브가 이유로 보였다. 하루가 지난 8일 김원형 감독의 설명이 나왔다.

김원형 감독은 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리는 2023 KBO리그 정규시즌 KIA전을 앞두고 “또 진땀 세이브가 나왔다”며 웃은 후 “그게 아니라, 고효준 때부터 화가 좀 난 상태였다. 차라리 맞아야 하는데 볼넷을 주더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 후 정상호 배터리코치에게 ‘(김)민식이한테 자꾸 (포크볼) 떨어뜨리라는 제스처 좀 하지 말라고 하라’고 한 것이다. 나도 웃으면서 말한 부분이 있다. 김민재 코치가 웃은 이유다”고 덧붙였다.

전날 SSG는 9-8의 신승을 거뒀다. 7회초까지 8-5로 리드했다. 7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고효준이 등판했고, 소크라테스 브리토에게 볼넷을, 최형우에게 우측 2루타를 줬다.

김선빈을 2루 땅볼로 처리하는 사이 3루 주자가 홈에 들어와 8-6이 됐다. 이어 고종욱에게 다시 볼넷을 허용했다. 여기서 노경은으로 교체됐다. 노경은이 내야 안타를 하나 맞으면서 8-7로 쫓겼다.

9회초 김성현의 적시타로 9-7로 앞섰다. 9회말 마무리 서진용 등판. 볼넷-안타-볼넷-희생플라이를 잇달아 주면서 9-8로 몰렸다. 이우성에게 몸에 맞는 공을 기록하면서 다시 1사 만루.

김규성을 삼진으로 잡았고, 신범수에게 2루 땅볼을 유도해 선행주자를 아웃시키면서 그대로 경기를 끝냈다. 손에 땀을 쥐는 승부였지만, SSG가 또 이겼다. 서진용은 20세이브를 올렸다.

김원형 감독은 “어제는 안 그럴 줄 알았다”며 웃었다. “고효준이 그동안 잘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어제는 맞더라도 승부하라고 주문했다. 볼넷을 주더라. 화가 좀 났다”고 짚었다.

이어 “사실 카메라가 나를 언제 잡는지 모른다. 신경도 안 쓴다. 대신, 뭔가 상황이 안 좋을 때 나를 잡을 것이라는 생각은 한다. ‘포커페이스를 유지하자’고 마음을 먹는데, 어제는 경기 후 살짝 그랬다. 아마 문제가 있는 상황이었다면 그냥 들어갔을 것이다”며 웃었다.

서진용에 대해서는 “오늘도 (서)진용이 불러서 축하한다고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중간에 미팅이 있어서 이야기를 못했다. 축하한다”며 “진짜예요”라며 웃음을 보였다.

또한 “어제 경기 중에도 그랬다. ‘너무 많이 봐서 긴장도 안 된다’고 코치들에게 말했다. 사실 어제는 아홉수 생각이 나더라. ‘오늘은 안 되는 날인가보다’ 싶었다. 그런데 서진용이 또 이겨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왜 저럴까 싶기도 하지만, 생각해보면 마운드에서 던지는 것이 힘들다. 여러 상황을 잘 이겨내고 있다. 힘들게 던지고 있지만, 결국 팀을 위해 던지는 것 아닌가. 서진용이 무너지지 않기에 팀도 좋은 경기력이 나온다. 서진용의 공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틀 동안 열심히 던졌다. 8일 등판은 없다. 아예 야구장에도 없다. “서진용, 노경은, 고효준 오늘은 보지도 않으려고 한다. 휴식이다. 다음 경기 선발투수 이동할 때 같이 보냈다. 쉬라고 했다”며 또 웃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