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기자] “내려놓고 봤죠.”
SSG 김원형(51) 감독이 전날 삼성전을 돌아봤다. 마무리 서진용(31)을 8회 무사 1,2루에서 올리는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제대로 통했다. 결과가 좋았는데, 속으로는 실점도 감수할 생각이었단다.
김원형 감독은 27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2023 KBO리그 정규시즌 삼성과 주중 시리즈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어제는 서진용을 믿었다. 사실 마음을 내려놨다. 믿는 것과 별개로, 실점을 해도 잘못된 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전날 SSG는 8-7의 승리를 거뒀다. 1-0에서 1-3으로 뒤졌고, 7-3으로 다시 앞섰다. 이후 7-7 동점을 허용한 후, 7회초 1점을 내면서 8-7로 리드했다.
8회 문승원이 김현준-김지찬에게 안타와 볼넷을 주면서 무사 1,2루에 몰렸다. 여기서 SSG 벤치가 움직였다. 마무리 서진용이 올라왔다.
어쩔 수 없는 선택에 가까웠다. 선발 커크 맥카티가 2.1이닝만 소화하고 내려갔다. 이어 노경은이 2.2이닝, 고효준이 0.2이닝, 문승원이 1.1이닝을 먹었다. 나갈 투수는 다 나갔다. ‘최후의 보루’ 서진용만 남았다.
결과는 2이닝 2피안타 1볼넷 무실점. 8회말 구자욱을 뜬공 처리한 후, 호세 피렐라에게 병살을 유도했다. 이닝 종료다.
9회말 들어 안타 2개를 맞아 무사 1,2루 위기에 처했다. 이번에도 실점은 없었다. 김동진에게 포수 땅볼을 유도, 2루 주자를 3루에서 잡았다. 류지혁은 2루 땅볼로 처리했다.
계속된 2사 만루에서 김성윤이 투수 방면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는데, 서진용이 직접 잡았다. 투수 직선타.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서진용은 시즌 27세이브를 따냈다. 6아웃 세이브 성공이다.
김원형 감독은 “1점차였고, 다른 투수가 없었다. 8회말 구자욱 타석에서 서진용을 올리기로 계획이 되어 있었다. 서진용을 믿었다. 대신 마음은 내려놨다. 점수를 줘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마지막 직선타에 대해서는 “투수들이 캠프에서 강습타구 처리하는 연습을 많이 한다. 그러나 실제 경기에서 그렇게 잡으려면 반사신경이 필요하다. 순간적으로 그렇게 된다. 서진용이 반사신경이 좋았다”며 미소를 보였다.
서진용은 이날 경기도 대기한다. 전날 2이닝을 소화했지만, 투구수 자체는 25개로 많지 않았다. 동시에 노경은도 대기다. 3연투가 되지만, 노경은 스스로 의지를 보였다.
김원형 감독은 “서진용은 오늘도 대기한다. 고효준과 문승원은 안 된다. 노경은도 괜찮다고 하더라. 어제 내용이 안 좋았다면 그냥 쉬라고 했을 것이다. 잘 던졌다. 3연투이기는 하다. 혹시 몰라서 대기시킨다”고 말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