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수원=황혜정 기자] “재밌었어요. 그냥 재밌게 했어요.”

KT 내야수 강백호(25)가 지난달 31일 한화전에서 포수 마스크를 썼다. 8회 1-13으로 크게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날 지명타자로 출전한 강백호가 포수로 나섰다. 강백호는 1이닝 동안 박영현(0.2이닝), 이선우(0.1이닝)와 호흡을 맞췄다.

2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리는 KIA와 홈경기에 앞서 강백호는 포수 출전에 대해 “어떤 포지션이든 팀에 도움이 된다면 뛸 것”이라면서 “재밌었다. 그냥 재밌게 경기했다”고 짧게 소감을 밝혔다.

포수 마스크를 쓴 강백호를 지켜본 KT 포수 김준태도 “포수 출신이라 그런지 (강)백호가 잘 하더라”며 웃었다. KT 이강철 감독은 “점수 차도 많이 나니 팬들을 위해 그냥 내봤다. 잘해서 놀랐고, 선수 본인도 즐거워 하더라”고 했다. 추후 강백호의 포수 출전 가능성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며 말을 아꼈다.

강백호의 포수 출전은 이날 전까지 두 번 있었다. 데뷔 2년차이던 2019년 4월20일 롯데전에 처음으로 프로에서 포수 마스크를 썼고, 2021년 9월15일 두산과 경기 도중 포수로 나섰다.

모두에게 깜짝 놀랄 일이었다. KT 관계자는 “평소 강백호의 포수 포지션 훈련은 없었다. 감독님과 따로 이야기가 된 것일수는 있지만, 적어도 팀 훈련에선 포수 훈련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강백호의 포수 출전은 답답한 KT의 현 상황을 반영하기도 한다. KT는 1일 현재 8경기 치러 1승7패를 기록하고 있다. 선발투수가 무너지며 맥없는 경기를 이어가고 있다. 그 와중에 이 감독은 포수 강백호 카드를 꺼내들며 어떻게든 분위기를 전환시켜보려 하고 있다. et1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