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벌써 100만 관중이다. 개막한지 채 한 달이 안됐다. 10일 시즌 26번째 매진이 나왔다. 이 페이스대로라면 900만을 넘어 1000만 관중도 가능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70경기 만에 100만 관중을 달성했다”고 9일 밝혔다. 10일에도 잠실, 광주, 사직 등이 매진되는 등 하루에만 9만7414명이 들어찼다.
시즌 75경기 만에 총 111만 38명이 구장을 찾은 셈이다. 경기당 평균 관중은 1만4800여 명. 720경기로 환산하면 산술적으로 약 1065만6000여 관중이 구장을 찾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꿈의 숫자다.
고무적인 일이다. 40년 KBO 역사에서 역대 2번째로 빠른 속도다. 2012년 65경기 만에 100만 관중을 달성한 이후 두 번째로 빠르다. 10개 구단 체제가 열린 2015년 이후로는 최단 경기 100만 관중이다. 종전 기록은 2019년 90경기였다.
입장권 매진은 지난해 동일 경기수 기준 7경기에서 26경기로 대폭 늘어났다. 남다른 돌풍이다. 누적 관중 수도 지난해 대비 약 37.2% 늘었다. 평균 관중수도 1만784명에서 1만4800명으로 증가했다.
흥행 중심에는 한화가 있다. 16경기 중 12경기가 매진이다. 홈 5경기가 모두 매진됐다. 원정에서도 열기가 이어진다. 잠실에서 열린 LG와 개막 2연전(3월23~24일)과 고척에서 열린 키움(5~7일)와 3연전, 10일 잠실 두산도 매진이다. 류현진 티켓 파워가 동력이 됐고, 한화 자체의 전력 강화도 한몫했다. 안치홍을 프리에이전트(FA)로 72억원(4+2년)에 영입했다. 국가대표 에이스 문동주 노시환에 신인 황준석 김서현이 팀 매력을 더했다. 괴물 외인타자 요나단 페라자가 4할의 맹타를 휘두르며 시너지 효과를 냈다. 초반 7연승을 하며 팬심을 뜨겁게 달궜다.
타팀 감독도 한화 인기에 혀를 내두른다. KT 이강철 감독은 “확실히 한화 팬이 많다. 수도권 구장 매진되려면 원정 경기 팬들이 와야 하는데 한화 경기는 거의 매진된다”며 놀라워했다. 두산 이승엽 감독도 “류현진이 돌아오면서 야구 재미가 좋아졌다. 인기 구단의 성적도 (매진에) 한몫했다”고 평가했다.
사령탑이 교체된 팀 관심도 높아졌다. 두산을 7시즌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시킨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이 부임한 롯데 인기도 뜨겁다. 부산 사직구장은 10일까지 15만1972명을 기록, 지난해 우승팀 LG(18만1571명)에 이어 2번째 관중 동원력을 과시하고 있다. 80년대생 첫 사령탑에 오른 이범호 감독이 이끄는 KIA(12만3850명)도 광주 챔피언스필드를 달구고 있다.
이 같은 흥행은 한편으로 놀랍다. 코로나19 규제가 풀린 첫해(2022년) 관중은 607만명을 기록했다. 코로나 이전 800만명(2016~2018년) 수준을 회복하는 게 관건이었다. 지난해 810만명으로 5년 만에 800만 관중 시대를 다시 열었지만, 열기를 이어갈지 미지수였다. KBO는 자동 볼 판정시스템(ABS)과 피치클락 시범도입 등으로 흥미를 배가할 요소를 더했다.
프로야구에 완연한 봄이 왔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