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CJ그룹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파격 인사로 세대교체 신호탄을 쐈다. 특히 18일 단행된 2025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그룹 최초로 90년대생 CEO를 발탁하는 등 젊은 인재의 역할 확대에 힘을 실었다.

CJ그룹은 “‘안정 속 쇄신’을 기조로, 나이에 상관없이 능력과 성과 중심의 인사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해 강조된 ‘하고잡이’ 인사 철학과 궤를 같이한다.

◇초고속 승진의 주인공, ‘90년생 CEO’ 방준식 누구

CJ CGV 자회사인 CJ 4D플렉스의 신임 대표로 내정된 1990년생 방준식 경영리더는 미국 뉴욕대에서 미디어·문화·커뮤니케이션을 전공했다. 방 신임 대표는 2018년 CJ 4D플렉스에 경력직으로 입사해 콘텐츠사업팀장, 콘텐츠사업혁신TF장 등을 거쳤다. 올해 2월 임원으로 선임된 이후 9개월 만에 대표자리까지 오른 그는 초고속 승진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방 신임 대표는 BTS의 ‘옛 투 컴 인 시네마’와 콜드플레이의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 등 ScreenX 기술을 활용한 글로벌 콘텐츠 기획을 통해 CJ 4D플렉스의 매출 성장을 주도했다. 특히 2023년 CJ 4D플렉스의 매출은 2019년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해 글로벌 특별관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는 등 능력을 입증했다.

CJ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그룹의 핵심 가치인 ‘ONLYONE 정신’ 재건에 초점을 맞췄다. 대다수 주요 계열사 CEO를 유임시키는 한편, 젊은 인재를 과감히 발탁해 경영진을 재편했다. 신임 경영리더 평균 연령은 44.9세이며, 80년대생이 12명이다. 이는 CJ가 강조한 ‘최고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다’, ‘능력과 성과 중심의 연중 수시 인사를 이어간다’는 원칙을 반영한 결과다.

◇ ‘90년대생’ 리더, 또 누구

CJ그룹 내 90년대생 임원 중 또 다른 주목받는 인물은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 경영리더다. 다만 이번 인사에서는 승진이나 역할 확대가 없었다. 방준식 신임 대표가 1990년대생 중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며 빠르게 CEO에 오른 것과는 대조적이다.

CJ그룹의 젊은 리더십 강화는 다른 기업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삼양식품의 전병우 상무는 1994년생으로, 식물성 헬스케어 브랜드 ‘잭앤펄스’를 재정비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있다.

농심에서는 신동원 회장의 장남 신상열 상무는 1993년생으로 미래사업실장을 맡아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2021년 상무로 승진한 이후 매년 빠르게 경영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 90년대생 임원 택한 이유

CJ그룹의 이번 인사는 젊은 리더십을 통한 혁신과 성과 중심 경영을 강화하려는 의지 반영으로 해석된다. 혁신적인 인재 발탁 전략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타 대기업에서도 관찰되는 경향으로, 국내 기업 전반에서 세대교체와 조직 문화 혁신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90년대생 임원 발탁은 기업의 트렌드 적응력을 높이고, 조직에 신선한 시각을 더할 기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은 패션, 뷰티, 콘텐츠 등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에서 강점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기업 이미지 개선과 젊은 세대 고객의 충성도를 확보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업계 전문가는 “90년대생 임원들은 시대의 흐름을 빠르게 읽고 이를 경영에 접목하는 능력이 뛰어난 편”이라며 “이번 CJ그룹의 인사는 국내 기업의 세대교체 흐름을 선도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gyuri@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