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시즌 내내 막강한 모습을 보여준 현대캐피탈이 최단기간 정규리그 우승 금자탑을 쌓았다.

현대캐피탈은 22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우리카드와 5라운드 남자부 맞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했다. 26승(4패)째를 확보한 현대캐피탈(승점 76)은 2위 대한항공(승점 57)과 격차를 벌리며, 남은 6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2017~2018시즌 이후 7시즌 만에, 구단 통산 6번째 정규리그 1위를 달성했다. 30경기 체제로 진행됐던 지난 2012~2013시즌 삼성화재가 세운 잔여 5경기보다 한 경기 앞서, 역대 최단기간 정규리그 우승의 기쁨도 누렸다. 6라운드를 남겨둔 현대캐피탈은 챔피언결정전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프랑스 ‘명장’ 블랑이 정립한 ‘시스템’과 적재적소 ‘로테이션’

현대캐피탈은 지난시즌 도중 일찌감치 필립 블랑 감독의 선임을 발표했다. 블랑 감독은 폴란드, 프랑스 등 유럽의 구단의 대표팀 감독을 지냈다. 특히 2022년부터 일본 배구대표팀을 이끌며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준우승을 이뤘고, 세계랭킹도 4위까지 끌어올리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창단 후 첫 외국인 감독인 그는 부임 후 체력 강화를 위해 트레이닝 체계를 개선했다. 그래서인지 현대캐피탈에는 큰 부상자가 없었다. 외적으로는 선수단의 소통을 강조하면서 온화한 성품으로 팀을 이끌며 선수들의 신뢰를 끌어냈다.

시즌 중반에는 파죽의 16연승을 내달리며 일찌감치 독주 채비를 마쳤다. 무엇보다 블랑 감독은 플랜 A를 고정하면서도 변수에 유연하게 대처했다. 레오와 허수봉이 아웃사이드 히터, 신펑이 아포짓으로 뛰면서도 리시브가 흔들릴 때는 베테랑 전광인을 투입해 효과를 봤다. 또 미들 블로커에는 베테랑 최민호가 중심을 잡으면서 정태준에게 기회를 부여해 그의 성장을 이끌었다.

세터진 역시 컵대회 직후 트레이드로 데려온 황승빈이 붙박이 주전이었으나, 그가 흔들릴 때는 여지 없이 이준협이 코트를 밟았다. 플랜 A만 고집하지 않고 적재적소의 로테이션을 통해 체력 안배와 돌파구를 마련한 셈이다.

◇‘막강’ 공격력 극대화, 리시브 불안도 ‘상쇄’…트레블·역대 최강팀 도전

현대캐피탈의 강점은 막강한 ‘공격력’에 있다. 현대캐피탈은 이번시즌 공격 종합, 오픈, 속공은 물론 서브와 블로킹도 1위를 줄곧 유지했다. 공격 성공률도 53.75%로 1위다. 서브는 세트당 1.546개, 블로킹은 세트당 2.806개다. 반대로 현대캐피탈은 디그와 수비는 최하위이고 리시브 효율도 31.78%로 6위다.

하지만 허수봉~레오~신펑을 앞세운 삼각 편대가 파괴력 있고 폭발적인 공격력으로 수비의 약점을 ‘상쇄’했다. 강력한 서브를 통해 상대 리시브를 흔든 뒤 높이의 우위를 살리거나 반격 상황에서 공격수들의 해결 능력을 활용했다.

레오는 득점과 서브 2위, 후위 공격 3위에 올라 있고 허수봉 역시 서브 1위, 득점 4위, 공격 3위 등 대부분의 공격 지표에서 상위권에 자리했다. 그렇다고 레오에게 공격이 집중된 것도 아니었다. 레오의 공격 점유율은 33.99%로 허수봉(28.49%)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또 미들 블로커 최민호는 속공과 블로킹 3위를 기록했고, 특히 2000년생 정태준은 속공 1위와 블로킹 5위로 커리어하이를 달성했다.

블랑 감독은 “고정적인 7명 위주로 (시즌에) 임했기에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려고 한다. 세 번째 우승 트로피를 향해 잘 준비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현대캐피탈이 챔피언결정전까지 우승해 ‘트레블’을 달성한다면, 가히 역대 최강팀 ‘반열’에 오를 만하다. beom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