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요리계급전쟁’이 일냈다. 백상예술대상 최초의 ‘예능’ 대상이다. 그러나 웃음도 잠시, 출연자 ‘백종원 리스크’도 떠안게 됐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프로그램 ‘흑백요리사:요리계급전쟁’(이하 ‘흑백요리사’)이 제61회 백상예술대상 방송 부문 대상의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앞서 예능인 강호동, 유재석 등이 백상의 대상 주인공이 된 바 있으나, ‘예능프로그램’으로서 대상은 최초다. 61년만이란 점에서 더욱 유의미하다.
지난해 9월 첫 공개된 ‘흑백요리사’는 ‘백수저’와 ‘흑수저’로 나뉜 셰프들의 요리 경연프로그램이다. 익히 명성이 알려진 유명 셰프들로 구성된 백수저와 재야의 고수 흑수저들이 경쟁을 벌인다.
“이븐(even)하게 익지 않았어요” “나야, 들기름” 등의 유행어가 탄생했다. 또한 출연자 요리하는 돌아이(윤남노), 이모카세(김미령), 급식대가(이미영) 등의 새로운 예능 샛별들을 발굴했다.

그야말로 ‘흑백요리사’ 신드롬이었다. 새로운 ‘밈’과 스타들의 탄생. 이와 더불어 편의점과 마트 등엔 ‘흑백요리사’에서 출발한 PB 상품들이 속속들이 등장했다. 한동안 개인 커피숍에도 ‘흑백요리사’에서 파생된 디저트들이 유행했다. 기세를 몰아 시즌2 제작까지 확정했다. 올해 하반기 편성을 염두에 뒀다.
그러나 뜻밖의 논란이 터졌다. 심사위원이자 메인 출연자인 더본코리아 대표 겸 방송인 백종원이 문제가 됐다. 백종원은 농산물 원산지 허위 표시 논란을 비롯해 무허가 창고 사용, 산업용 조리기구 사용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여러 문제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대중의 불편함을 샀다.
이에 대한 여파로 백종원은 최근 방송활동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공교롭게도 ‘흑백요리사’가 대상의 기쁨을 누린지 채 하루가 되지 않은 시점이다.
‘흑백요리사’ 시즌 2는 지난달 초 첫 촬영을 시작했다. 백종원 역시 “지금부터 저는 현재 촬영 중인 프로그램을 제외하고 모든 방송활동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흑백요리사’까진 책임감을 내비친 셈이다. 안성재 셰프와 더불어 워낙 중요한 역할을 맡았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여겨진다.
문제는 법적책임이다. 현재 백종원과 더본코리아는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피소된 상태다. 백종원이 법적책임을 지게 될 경우 공개 일정은 물론, 방송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미 넷플릭스는 마약 파문을 일으킨 배우 유아인의 ‘종말의 바보’와 스포 논란 유튜버 오킹의 ‘더 인플루언서’ 등으로 골머리를 앓은 바 있다.
운명의 장닌일까. ‘흑백요리사’는 예상치 못한 ‘백종원 리스크’와 백상예술대상 대상 타이틀을 동시에 거머쥐게 됐다. 이 난관을 어떤 묘수로 풀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jay09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