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다이아나 최(Diana Y. Choi)는 할리우드 특수분장의 ‘금손’이다.

‘그린치’, ‘다키스트 아워’, ‘더 배트맨’ 등 200편이 넘는 작품에 참여해온 그는 최근 HBO 맥스 시리즈 <더 펭귄(The Penguin)>으로 MUAHS 어워즈 분장상(특수분장 부문)을 수상하며 장인의 손끝을 뽐냈다.

◇ ‘펭귄’으로 재확인된 실력…오스카 분장의 중심에 우뚝

메이크업아티스트·헤어스타일리스트조합상(MUAHS Awards)은 현업의 전문가들이 평가하기에 더 의미있다.

다이아나 최는 TV 미니시리즈 부문 최고 특수분장상(Best Special Make-Up Effects in a Television Series)을 수상했다. 그는 “가장 훌륭한 팀과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더 펭귄>은 영화 <더 배트맨> 이후의 이야기를 다룬 스핀오프 시리즈로, 극 중 콜린 파렐의 분장을 통해 리얼리즘을 극대화했다. 다이아나는 이 작품에서 헤어 및 가발 파트의 핵심을 담당했다.

◇ 영화 <매든> <스매싱 머신>까지…연이은 대작 참여

그의 손길은 올해 개봉 예정작들에서도 이어진다. 전기 영화 <매든(Madden)>에선 수십년에 걸친 크리스찬 베일의 헤어 변화를 실감나게 구현했다.

또 드웨인 존슨이 전설적 UFC 파이터 마크 커를 연기한 <더 스매싱 머신(The Smashing Machine)>에서는 정교한 가발 작업으로 극 중 피와 땀의 순간을 실감나게 그려냈다.

이 영화에서 다이아나는 드웨인 존슨의 특수 가발 작업에서 분장팀과 완벽한 팀워크를 이뤘다. “오랜기간 존슨과 함께하며 완성도 높은 변신을 이끌어냈다”는 후일담은 현장의 공로를 대변한다.

또한 디카프리오 주연의 ‘레버넌트’로 오스카를 손에 쥔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과 톰 크루즈 주연의‘주디·JUDY’ 촬영을 영국에서 마쳤다.

국내작품에도 그의 손길은 닿는다. 강동원 주연의 ‘전란’, 촬영중인 ‘와이들씽’, 전지현 예정작인 ‘북극성’등에 참여했다.

◇ “헤어는 캐릭터의 마지막 조각”…교육자로서도 활발

다이아나는 실무 활동뿐 아니라 교육자로서도 활약하고 있다.

최근에는 LA 소재 ‘Cinema Makeup School’ 자문위원으로 합류했으며, 동국대·세종대·정화예대 등 국내 주요 대학에서도 특강을 열고 있다.

다이아나 최는 “특수 헤어는 미국에서도 극소수만 전문화된 영역”이라며 “캐릭터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마지막 손길”이라고 강조했다.

다이아나 최는 1999년 릭 베이커 스튜디오에서 경력을 시작해, <그린치>, <너티 퍼서 2>, <맨인블랙 2>, <울프맨>, <아이언맨 3> 등 굵직한 프랜차이즈에서 존재감을 키워왔다.

윈스턴 처칠(다키스트 아워), 피오나 공주(슈렉), 그리고 브래들리 쿠퍼의 노년기 헤어(마에스트로)는 그 정교함과 예술성으로 이미 아카데미에서도 수차례 주목받았다.

CG가 아무리 발전해도, 손끝에서 탄생하는 헤어의 정밀함은 대체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해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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