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광주=정다워 기자] 광주FC와 강원FC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15라운드 경기가 열린 25일 광주월드컵경기장.
양 팀이 치열하게 경합하던 전반 16분경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광주 응원석 쪽에서 긴급 환자가 발생한 것. 피치 내 선수들이 이를 인지하고 벤치를 바라보며 의무스태프를 향해 손짓을 했다. 이를 인지한 광주 의무스태프는 빠르게 관중석으로 달려갔다. 거의 동시에 강원에서도 의무진이 뛰어갔다. 이에 맞춰 김종혁 주심도 경기를 중단했다. 경기장 내에 대기하던 구급차도 관중석 근처로 이동했다.
광주월드컵경기장은 피치와 관중석 높이가 3m 정도. 곧바로 올라갈 수 없는 구조인데 관중석에서 신속하게 사다리를 내렸다. 양 팀의 스태프는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관중석에 무사히 올라갔다.
약 4분 후 관중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21분경 상황이 정리되는 것을 확인한 주심은 경기를 재개했다.
광주 구단에 따르면 관중석에서 발생한 환자는 13세 어린이 관중이다. 열사병 증세로 쓰러져 잠시 의식을 잃었는데 의무진의 빠른 응급조치 덕분에 의식을 회복했다. 다행히 심각한 증세는 아니라 직접 걸어서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열사병은 보통 고온의 날씨에서 발생한다. 이날 광주의 낮 기온은 22℃ 정도로 더운 날씨는 아니었지만 햇볕이 뜨거운 편이었다. 그늘 없는 관중석에서 자외선에 노출되면서 신체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열사병의 경우 심하면 의식을 잃거나 경련, 저혈압, 탈수 증상을 보일 수 있다. 특히 신체적으로 완전하지 않은 어린이라면 더 위험하다.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지만 관중과 선수, 의무스태프, 심판 등 모든 구성원이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단 6분 만에 완벽하게 대응한 덕분에 어린이 팬이 큰 문제 없이 병원으로 향했다. K리그의 선진적인 의식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