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오산=박준범기자] 한국전력 리베로 정민수(34)는 갑작스러운 ‘이적’을 ‘기회’로 삼고 있다.
정민수는 지난 2018~2019시즌부터 지난시즌까지 KB손해보험에서 뛰었다. 지난시즌에는 베스트7에 포함되며 실력을 인정받은 리베로다. 하지만 지난시즌이 끝난 뒤 임성진(KB손해보험)의 이적으로 인한 보상선수로 한국전력에 ‘깜짝’ 지명됐다. 정민수 입장에서도 당황스러울 만한 보호 명단 제외였다.
그는 최근 본지와 만나 “아쉬움이 많았다. 갑작스럽게 기사를 보고 알게돼 불편한 것도 있었고 당시에는 좋지 않았다”라면서도 “지금은 KB손해보험에 감정적인 마음이 없다. 아직 내가 좋아하는 팀이고 서로 ‘윈-윈’했으면 한다. 그럼에도 지고 싶지는 않다. KB손해보험에 관해 잘 안다. 최선을 다해서 KB손해보험은 꼭 이기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한국전력은 나를 믿어준 팀이다. 이전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KB손해보험도) 미안한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 한다. 나에게는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한다. 내가 잘한다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한국전력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2순위로 최대어 에반스를 지명했다. 또 자유계약(FA)으로 김정호를 데려왔다. 아시아쿼터 에디에 정민수까지 전력 보강을 제대로 했다. ‘다크호스’라고 불리는 이유다. 권영민 감독은 목표를 23승으로 세웠다.
정민수는 “우주의 기운이라고 해야 하나. 운이 우리에게 하나씩 따라온다는 느낌을 받는다. 훈련장도 확 바뀌었다. 조금씩 (부족한 부분을) 채우다 보면 강팀이 되지 않을까 한다”라며 “23승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라운드당 4~5승씩이다. (23승이면) 플레이오프(PO)에 올라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 감독은 정민수를 향해 “상대 팀에 있을 때 얄미운 선수”라고 팀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민수의 안정적인 리시브가 바탕이 된다면 한국전력의 공격력은 더욱 배가 될 수 있다. 정민수는 “ 부담감으로 느껴지지만 나 정도는 부담감도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감독께서 나에게 말씀을 잘 안 하신다. 그만큼 나를 믿어준다. 나도 감독님을 믿고 시너지를 내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정민수는 한국전력의 색깔인 빨간색으로 염색을 준비하고 있다. “예쁜 빨간색을 골라서 한 번 해볼까 한다”라고 말한 정민수는 “지난시즌에 베스트7이라는 상을 받았는데 운이 따랐다고 생각한다. 이번시즌에도 100% 장담하지는 못하겠지만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그러다 보면 결과는 따라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beom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