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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9일이면 충분했다.
홀슈타인 킬의 이재성은 4일(한국시간) 독일 함부르크의 폴크스파르크슈타디온에서 열린 함부르크SV와의 2018~2019시즌 분데스리가 2부리그 개막전에 선발 출전해 2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3-0 대승을 이끌었다. 독일 무대 공식 데뷔전서 맹활약하며 현지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재성은 4-2-3-1 포메이션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해 홀슈타인 킬의 공격을 이끌었다. 특유의 간결한 터치와 기민한 움직임, 정확한 패스로 공격수들을 도왔다. 후반 11분 왼쪽 측면에서 상대 수비를 따돌린 후 조나스 페르트에게 패스를 연결했다. 페르트가 강력한 슛으로 골을 만들었고 이재성은 첫 공격포인트 기록했다. 이재성은 후반 23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땅볼 패스를 내줘 다비드 킨솜비의 추가골까지 도왔다. 후반 36분 이재성은 교체 아웃 됐고 팀 발터 홀슈타인 킬 감독은 그를 껴안으며 격려했다.
이재성은 지난 26일 출국했다. 팀에 합류한지 정확히 9일 만에 리그 경기에 출격했다. 그만큼 믿음이 확실하다는 의미다. 발터 감독은 이재성의 입단이 확정된 후 이틀 만에 그를 친선경기에 출전시켰다. “힘든 것은 알지만 몇 분이라도 뛰게 하겠다”라며 그의 기량을 가능한 서둘러 확인하고 싶다는 의중을 밝혔다. 시차 적응이 끝나기도 전에 교체 투입해 이재성의 기량을 확인했다. 당시 단 13분을 뛰었는데 발터 감독은 “예고편을 봤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번 개막전 선발 출전도 이재성을 향한 신뢰에서 비롯됐다.
이재성 입장에선 최고의 출발이다. 빠르게 팀에 녹아든 이재성은 동료들의 믿음을 얻었다. 동양인은 유럽 무대에서 차별 받기 쉽다.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더 그렇다. 그러나 이재성은 당장 첫 경기에서 맹활약했다. 경기에 미치는 영향력이 컸던 만큼 이른 시일 내에 팀의 중심으로 도약할 전망이다. 감독의 든든한 후방지원을 받는 상황에서 동료들까지 믿음을 보내면 이재성은 무리 없이 독일 무대에 안착할 수 있다.
현지 언론, 팬들의 반응도 좋다. 키커, 빌트 등 주요 매체들은 이재성에 대해 호평하며 홀슈타인 킬이 적절한 영입을 했다고 평가했다. 팬들은 SNS를 통해 이재성을 향해 감탄사를 연발했다. 홀슈타인 킬이 적지 않은 이적료를 투자했다는 소식에 처음에는 물음표를 보냈던 팬들이 단 한 경기 만에 이재성의 모습에 매료됐다. 이재성은 최고의 스타트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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