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조윤형 인턴기자]배우 배효원이 동료 배우 A씨로부터 당한 스토킹 피해를 고백한 이후 심경을 밝혔다.
배효원은 2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폭풍이 지나간 듯하다"로 시작하는 장문의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가을 느낌이 물씬 나는 풍경이 담겼다.
그는 "부모님께서 걱정하실까 봐 말씀 안 드렸다. 그런데 주변에서 듣고 뉴스로 보고 걱정이 많으시고…많은 연락을 받으셨다고 한다. 저 때문에 제 주변 분들도 이런저런 연락에 많이 피곤하고 민폐를 끼친 것 같아 정말 송구스럽다"며 미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기사화가 된 후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는 피해자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받았다고도 전했다. 배효원은 "이런 범죄가 얼마나 솜방망이 처벌로 진행됐으며, 다른 분들도 정신적인 고통만이 남을 뿐 마땅한 처벌을 받게 하지 못하고 피해를 감당하고 있음을 느꼈다"며 "고통을 호소해도 다른 사람들이 공감하지 못할 것 같아서 두려웠는데 이번 계기로 덕분에 용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가해자의 이상행동은 늘 더 심각해지고 무서워졌다. 지금도 전혀 사태 파악을 못 하시고 오히려 즐기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기 때문에…부디 이번에는 법적인 처벌이 잘 진행돼 뉘우침과 깨달음으로 망상과 집착을 내려놓길 바란다. 하루, 일분일초가 소중한 본인의 인생을 잘 사시길 바라는 마음일 뿐이다. 응원해 주시고 도와주셔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배효원은 지난 15일 자신에게 성희롱을 일삼은 남자 배우 A씨를 향해 강력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그는 2년 전 영화 '로마의 휴일' 촬영 때 알게 된 A씨가 자신과 교제하고 있다는 거짓말을 유포하고 있으며, 최근 2개월 사이에는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성희롱으로 괴롭혔다고 털어놨다.
한편 지난 2011년 OCN '신의 퀴즈 시즌2'로 데뷔한 배효원은 KBS2 '연애의 발견', '태양의 후예', tvN '비밀의 숲' 등 다수의 드라마에 출연했다.
◇ 다음은 배효원 글 전문.
폭풍이 지나간 듯 하네요.
부모님께서 걱정하실까봐 말씀 안드렸는데, 주변에서 듣고 뉴스로 보고 걱정이 많으시고.. 많은 연락을 받으셨다고 하네요.. 저 때문에 제 주변분들도 이런 저런 연락에 많이 피곤하고 민폐를 끼친 것 같아 정말 송구스럽습니다..
자연의 이치처럼 삶은 언제나 뜻대로 되지 않게 흘러가는 순간들 투성이지만 그 때 마다 대처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 같습니다. 저도 기사가 날 줄은, 그리고 이렇게 크게 날줄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기사화가 되고서 저와 같은 피해자분들께도 많은 연락을 받았고, 이런 범죄가 얼마나 솜방망이 처벌로 진행되어 왔으며.. 다른 분들도 정신적인 고통만이 남을 뿐, 마땅한 처벌을 받게 하지 못하고 어찌할 수 없이 피해를 감당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제가 고통을 호소해도 다른 사람들이 제 감정을 이해 못하고 공감하지 못할 것 같아서 두려웠는데.. 이번 계기로 덕분에 용기가 생겼습니다.
이틀 동안은 기자님들께 연락이 너무 많이 와서 폰을 보기가 힘들 정도였는데.. 저한테는 이 상황을 다시 설명하는게 너무 큰 스트레스였고, 고소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똑같은 말을 반복하며 계속 기사화되며 구설에 오르고 싶지 않아서 연락과 인터뷰를 피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해부탁드립니다...
가해자의 이상행동은 늘 더 심각해지고 무서워졌고 지금도 전혀 사태파악을 못하시고 오히려 즐기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기 때문에.. 부디 이번에는 법적인 처벌이 잘 진행되어, 뉘우침과 깨달음으로 망상과 집착을 내려놓고 하루 일분 일초가 소중한 본인의 인생을 잘사시길 바라는 마음일 뿐입니다.
괜찮냐고들 물어보시는데 전 아주 괜찮습니다 :) 응원해주시고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yoonz@sportsseoul.com
사진 | 배효원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