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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스포츠서울 박준범기자]“이번 우승은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
전북은 1일 시즌 최종전에서 창단 첫 3연패이자 통산 7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자력 우승이 불가능했던 순간이서 이뤄낸 것이라 더욱 의미가 있었다. 지난 10년간 우승을 밥 먹듯이 한 전북 선수들 입장에서도 올해 정상 등극은 특별했다.
전북의 7번 우승을 모두 맛본 베테랑 이동국에게도 이번 기적은 남다른 감회로 다가왔다. 그는 “포항이 울산을 2-1로 이기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 온몸에 전율이 돌았다. 우승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런 일도 일어나는구나’라는 생각이었다. 2009년 전북에 이적해서 첫 우승했을 때 만큼이나 감격스럽다”고 했다. 이어 “추가 시간 4분이 이렇게 길게 느껴진 것은 처음이다. 포항과 울산의 결과를 알고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며 “한참 시간이 흘러서 얼마나 남았냐고 물어보니 이제 1분 지났다는 얘기를 들었다. 정말로 빨리 경기가 끝났으면 했다. 아직도 우승이 믿기지 않는다”며 당시의 숨가쁜 1초 1초를 되돌아봤다.
이날 강원전에서 결승포를 작렬시켜 우승의 디딤돌을 놓은 손준호는 “(전북에서 포항으로 임대 간)최영준이 경기 전 울산을 꼭 잡아주겠다고 말했다”며 뒷얘기를 털어놓은 뒤 “올해 울산 상대로 홈에서 3-0으로 이긴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내년엔 여유있게 우승하고 싶다”고 했다. 주전 측면 수비수로 맹활약하며 전북 우승에 기여한 국가대표 이용은 “올시즌 잔부상도 많았고 몸관리하는 것도 힘들었다. 마지막에 웃을 수 있어서 다행이고 기쁘다”며 “이번 우승은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 우리 경기 끝나고 울산-포항전을 전광판으로 보는데 참 흥분됐다”며 챔피언 등극의 여운을 마음껏 누렸다.
인천에서 강등권 탈출에만 신경쓰다가 전북으로 이적, 첫 시즌 10골 10도움과 함께 우승까지 누린 문선민도 기뻐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는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선수들은 물론 스태프들, 팬들까지 한 마음이 됐기 때문에 기적 같은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 승리를 이룬)카잔의 기적 만큼 기쁘다”고 했다. 올시즌 활약으로 MVP 후보에도 올라 있는 문선민은 “수상이 기대가 되기도 한다. 극적인 우승을 했으니까 (MVP를)아마 받지 않을까 한다”면서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이런 날이 왔기 때문에 행복한 시즌이었던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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