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하 문세윤

[스포츠서울 | 김선우기자] 올 여름 ‘개가수’ 바람이 더 거세지고 있다.

개그맨과 가수의 합성어인 ‘개가수’는 한동안 연예계를 강타했다. 특히 자신의 원래 이름이 아닌 ‘부캐(부캐릭터)’ 활동이 트렌드처럼 자리 잡았다. 과거 UV(유세윤, 뮤지), 형돈이와 대준이(정형돈, 데프콘) 등이 있었고, 이후 유산슬(유재석), 셀럽파이브(송은이,신봉선,김신영,안영미), 둘째이모 김다비(김신영)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추세가 한동안 주춤한가 싶더니, 정준하와 문세윤 등이 정식으로 음원을 내며 다시 ‘개가수’ 바람이 불고 있다.

이미 MBC ‘무한도전’ 시리즈를 통해 음악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드러내 온 정준하는 지난 6월 ‘MC민지’로 정식 음원을 발매했다. 정준하의 ‘I say woo!(아새우)’는 여름 냄새가 물씬 풍기는 레트로한 드라이빙 힙합 트랙이다. 노래 제목처럼 신나고 기쁠 때도, 때로는 힘이 들고 지칠 때도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긍정적인 마음으로 살아가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MBC ‘음악중심’에도 출연하며 가수 데뷔 신고식도 마쳤다.

7월 말 발매된 리믹스 버전에서는 보이비, 행주 등 힙합계에서도 인정 받는 스타들이 지원사격해 더욱 흥겨움을 더했다. 개그맨의 이벤트성 음악 도전 정도로 여기면 오산이다. ‘I say woo!(아새우)’는 세련된 멜로디라인과 공감되는 가사로 공감 받으며 리스너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MC민지는 KBS1 ‘아침마당’에도 출연해 “신인 힙합가수다. 정준하라는 걸 잊어 달라”며 가수활동에 임하는 포부를 밝혔다. 이후 MC민지로 JTBC ‘아는 형님’ 출연도 예고하는 등 정준하보다도 MC민지로 더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선배 정준하의 바통을 이어 받아 22일에는 문세윤이 부캐 부끄뚱으로 데뷔곡 ‘은근히 낯가려요(feat.RAVI)’를 발매했다. 라비가 작사, 작곡, 피처링까지 함께 한 이 곡은 낯을 가려 인간관계가 어려운 사람들의 마음을 표현한 곡이다. 라비가 문세윤의 버킷리스트를 이뤄주기 위해 직접 제작한 노래로 KBS2 ‘1박2일’ 인연이 가수 데뷔로까지 이어졌다. 예능 속 ‘문세윤 가수 데뷔 프로젝트’가 실현된 셈이다. ‘은근히 낯가려요(feat.RAVI)’ 역시 가요계 금손 라비의 작품인만큼 중독성 강한 댄스곡이 탄생했다. 편안한 음색의 문세윤의 보컬도 돋보인다.

이들 외에도 부캐 제이호와 탄으로 활동 중인 매드몬스터(이호창, 곽범), 김재롱(김재욱), 다비쳐(김원효, 이상훈) 등도 부캐로 가수 활동을 하며 본업 개그맨과 함께 투트랙 전략을 이어나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개가수라 하면 트로트에만 국한됐던 것과 달리 이제는 댄스곡에 힙합, 아이돌까지 전장르를 도전하는 모습이 고무적”이라며 “개그맨, 예능인 특유의 유쾌함이 곡의 분위기나 가사에도 담겨 의미 있다. 힘든 시국 속에서 희망을 주고자 하는 의미가 크다. 단순 이벤트성을 넘어 활동에 임하는 자세도 진지하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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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MC민지, 그루블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