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유다연인턴기자] KIA 최형우의 기념구에 대한 태도가 주목받고 있다.

20일 최형우는 KBO 리그 최초로 1500타점 고지를 밟았다.

이는 이승엽 두산 감독이 세웠던 종전의 1498타점으로 공동 1위에서 단독 1위를 치고 올라간 것이다.

그러나 그가 1500타점을 세운 2점 홈런공은 돌려받지 못했다. 이 타구는 중앙 펜스를 넘어간 뒤 외야 잔디를 맞고 다시 경기장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한화 중견수 문현빈이 이 공을 외야 관중석에 던졌고 한 팬의 손에 들어갔다.

한화 구단은 팬에 기념품 제공 등을 제의했으나 팬은 그 공을 직접 소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를 들은 최형우 선수는 “나는 기념구에 대한 애착이 크지 않다. 공을 회수하지 못해도 아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논란이 된 ‘1000안타’를 기록한 SSG 최주환의 태도와 비교가 됐다. 최주환 선수도 1000안타를 홈런으로 기록했다. 하지만 구단과 팬의 의사소통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공을 회수하지 못했다. 이에 최주환이 직접 개인 채널에 팬의 얼굴을 공개하며 팬을 닦달했다는 비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최주환은 팬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고 죄송한 마음을 담아 보답 방법을 찾고 있음에도 팬들의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다.

KBO리그가 발전하면서 우리 역시도 ‘기념구’에 대한 집착이 커진 것과는 다르게 기념구를 챙기는 문화는 오래되지 않았다. ‘스톡킹’ 채널을 진행 중인 전 야구선수 심수창은 “내 첫 승 공은 지금 2군 공 더미 속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이런 기념구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특히 올 초에 있었던 WBC에서 투수 겸 타자를 병행하는 오타니 쇼헤이의 첫 홈런구가 1억의 가치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뉴욕 양키스 소속 타자 애런 저지가 지난 시즌 62호 홈런공을 쳤을 때 300만 달러(약 40억원)를 제시했음에도 팬은 거절했다.

아직 한국에서는 이러한 기념구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지는 않다. 보통 구단 직원이 홈런공에 맞은 관중이 있는지 확인한 뒤 사인볼과 교환을 요청하고 있다. 해당 기념구를 가진 팬이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도 다른 팬들은 이에 대해 ‘거지 같다’, ‘당연히 선수 소유의 공 아니냐?’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구단과 선수가 그 기념구에 대해 소중히 생각한다면, 적정한 가치를 제대로 책정해야 하지 않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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