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황혜정기자] 필자는 기명 칼럼인 ‘두리번@@’ 시리즈의 첫 기사로 <휠체어석 티켓값, 프로야구 구단별 3배 차이?>(2022년 8월 23일자)를 썼다. 1년이 지난 시점에서 무엇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프로야구 10개 구단 홈페이지를 ‘두리번’ 거려봤다.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다만, 같은 잠실구장을 홈구장으로 쓰는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가 휠체어석 가격을 사이좋게 인상했고, LG의 휠체어석 가격 정책이 바뀌었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LG는 지난해까지 휠체어를 탄 관중의 물리적 이동 가능성에 주목했다. LG는 휠체어석에 주중 4000원, 주말과 공휴일에 4500원을 받았다.

당시 LG 관계자는 가격 산정 근거로 “장애인의 경우 외야석인 그린석(8000원)의 50%를 할인받아 4000원에 입장을 한다. 휠체어를 탄 관중은 외야석까지 갈 수 없으니 레드, 블루석에 위치하지만 동일하게 4000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즉, 휠체어를 탄 야구팬이 외야에 앉고 싶어도 물리적으로 외야까지 갈 수 없으니 외야 티켓값을 받는다는 것이다.

반면, 두산은 휠체어석 위치에 주목했다. 두산은 휠체어석에 주중 8000원에서 1만원, 주말과 공휴일에 9000원에서 1만1000원을 받는다.

두산 관계자는 “블루석(주중 기준 2만원)과 레드석(1만6000원)에 각각 휠체어석이 있다. 해당 가격 책정 근거는 두 좌석의 성인 가격 대비 50% 할인가를 적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산은 장애인이 외야석(8000원)에 앉을 경우 똑같이 50% 할인가격을 적용해 4000원을 받는다.

지난해에 비해 두산이 책정한 휠체어석 가격 인상도 눈에 띈다. 바로 내야석의 가격 인상 때문이다. 지난해에 비해 2000원씩 인상된 가격으로 인해 휠체어석 가격도 함께 올랐다.

그런데 LG가 올 시즌부터 두산의 이런 정책을 사이좋게 함께했다. LG 관계자는 “그간 지속적으로 왜 장애인은 외야석할인 가격만 적용되냐는 항의가 많아 전체 장애인 관중에 휠체어석 포함 블루석이하 좌석을 일반가격의 50% 할인적용으로 통일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LG도 두산과 휠체어석 가격이 동일해졌다.

두 구단의 휠체어석 가격은 유독 비싼 편이다. SSG랜더스의 경우 올 시즌 가격을 1000원 인상하긴 했지만, 주중과 주말 상관없이 5000원을 받고 있다. KIA와 롯데는 주중 4000원, 주말 5000원이다.

두 구단의 공통점이 또 있다. 바로 휠체어석 이용 관중의 동반자에 대한 할인은 없다는 것이다. 휠체어를 탄 관중의 경우 대부분 혼자보단 동반자가 함께 오기 마련이다.

지난해 필자가 야구장 휠체어석에서 만난 사지마비 장애인 오정섭(53)씨는 “병원 치료로 바빠 1년에 한 두번 야구장을 올까 말까 한다. 힘든 치료 속에서도 야구장 오는 날만 손꼽아 기다린다. 내 인생의 낙이다. 그런데 나를 야구장에 데리고 와서 편의를 봐주는 도우미 아주머니는 비싼 내야석 성인 가격을 다 내야 한다. 계속 내 상태를 살피느라 야구에 집중도 못 하고 여기에 억지로 앉는 건데 동반자에 한해 가격을 조금 낮춰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키움의 경우 여전히 휠체어석 가격이 1만원(주중), 1만5000원(주말)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사악’한 가격을 자랑하지만, 올 시즌부터 휠체어석 구매 시 동반 1인에게 무료입장권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NC, KIA도 휠체어석 구매 관중의 동반 1인에 한해 무료입장을 허용한다. 롯데와 KT는 동반 1인에 한해 휠체어석과 같은 가격으로 입장권을 구매할 수 있게 했다.

가격이 절대평가의 기준은 아니다. 가격보다는 야구장 내 휠체어석을 비롯해 장애인 편의 시설의 ‘비율’이 더 중요하다. 그러나 잠실구장은 노후된 구장으로 장애인, 특히 휠체어를 탄 관중이 찾아오기 어려운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설 개선이 아닌, 누군가의 지속적인 항의로 인해 휠체어석 티켓값만 올린 것이 유감일 뿐이다. et1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