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기자] 올해 3분기 가계빚이 1년 만에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17조원 넘게 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이를 포함한 가계대출 역시 최대 규모로 불어나면서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3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1759조1000억원으로 2분기보다 11조7000억원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2분기 이후 역대 최고치로, 증가폭 또한 2021년 4분기(+12조1000억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상품별로는 주담대가 1049조1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7조3000억원(1.7%) 증가하며 지난 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증가폭 기준으로도 2021년 3분기(+20조9000억원) 이후 최대치다. 지난해 3분기 대비로는 40조4000억원, 4.0%나 늘었다.

서정석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은 “2020~2021년의 분기당 평균 30조원 이상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올해 2분기와 3분기 평균 증가액은 11조원가량 늘어 증가 폭이 높은 편은 아니다”며 “전년 동기 대비해서도 0%대 초반 수준으로 가계부채가 관리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에 따른 금리 부담으로 주택 시장에 대한 관망세가 확산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조치 효과가 시차를 두고 가시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드빚도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다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카드빚 등 판매신용은 116조6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조6000억원(2.3%) 증가했다. 여행 및 여가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신용카드 이용규모가 확대되며 3분기 만에 증가로 전환했다.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을 합한 가계신용은 1875조6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4조3000억원(0.8%) 늘어나며 2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증가폭은 2021년 4분기(+17조4000억원) 이후 가장 크다.

3분기 들어 가계신용 증가 폭이 확대된 이유와 관련한 물음에 서 팀장은 “정부와 한은의 가계부채 관리는 부채 규모 자체를 급격히 줄이는 것보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의 점진적인 하향 안정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가계신용 증가는 그동안 가계신용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던 판매 신용이 3분기 만에 증가 전환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