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대학야구의 ‘큰별’이 졌다.

일명 ‘드림팀’으로 불린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이끈 주성노 전 야구대표팀 감독이 8일 별세했다. 지난해 12월 검진에서 암 판정을 받은 뒤 최근 급격히 병세가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까지도 대학야구 부흥을 비롯해 아마추어 야구 활성화를 위해 고군분투하던 ‘영원한 야구인’은 이제 그라운드로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났다.

1952년 부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부산고와 부산 산업대를 거쳐 한일은행 실업야구단에 입단한 투수였다. 현역에서 물러난 뒤 부산고와 경성대, 휘문고 등을 거쳐 1986년 인하대 감독에 취임했다. 김기태(전 LG, KIA 감독) 서재응(NC 수석코치) 등이 고(故) 주성노 전 감독의 제자들이다.

아마야구 중에서도 성인 대표팀 지도자로 입지를 다진 주 전 감독은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6전승으로 우승을 이끌었다. 방콕 대회는 아시안게임에 프로 선수들이 출전할 수 있도록 문호를 열어준 첫 대회였다. 금메달을 따내면 병역혜택을 받을 수 있어 메이저리그에서 ‘코리안특급’으로 승승장구하던 박찬호를 비롯해 김동주(OB) 박재홍(현대) 이병규(LG) 등 국내 최고 선수들이 출전했다.

인하대 감독이기도 해 아마추어 선수도 선발했는데, 이때 방콕에서 금메달 사냥에 힘을 보탠 서재응 김병현 등은 이후 메이저리그에 입단해 성공신화를 쓰기도 했다. 개성강한 프로 선수들이 모인 탓에 조직력에 의문부호가 찍혔지만, 주 감독은 때론 강하게, 때론 부드럽게 선수단을 규합해 무결점 레이스를 완성했다.

1999년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으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따낸 고인은 시드니올림픽과 2002 부산 아시안게임 때는 코치로 대표팀과 함께했다.

이후 2008년 창단한 우리 히어로즈(현 키움) 스카우트로 프로무대에 뛰어든 주 전 감독은 기술이사 등을 역임했다. 김하성(탬파베이) 최원태(삼성) 송성문(키움) 박동원(LG) 조상우(KIA) 등은 고인이 스카우트와 기술이사로 재직할 당시 선발했다.

프로팀에서 물러난 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함께 초등학교를 찾아다니며 재능기부를 했고, 여자야구 대표팀 감독, 대학야구연맹 이사, 고민 등을 거치며 아마야구 저변 확대에 열을 올렸다.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 7호(전화 (02)-3010-2000)이며, 발인은 11일 오전 7시20분이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