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바람의 손자’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의 영향력은 시공간을 초월(?)한다. 성공적으로 어깨 재활을 마친 이정후의 철학이 친정팀 형들에게 스며들어 웃음을 자아낸다.

이르면 4월말 복귀를 목표로 막바지 재활 중인 김하성(30·탬파베이)은 5일(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영상 하나를 업로드했다. 타격장면 등을 올리던 것과 달리 이날은 등척성 훈련 도구를 이용해 매달리는 장면을 올렸다.

기구에 매달리려면 팔과 어깨뿐만 아니라 등과 허리 등 이른바 ‘뒷근육’이 필요하다. 어깨 수술 후 재활 중인 선수에게는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는 훈련. 김하성은 ‘지치면 지고, 미치면 이긴다’는 문구를 크게 새겨 의지를 드러냈다. 앞뒤로 ‘어깨재활’과 ‘정후리(Jung Hoo Lee)’를 적어 이정후의 ‘명언’으로 시작된 정신력이라는 것을 알렸다.

먼저 어깨 재활을 경험한 이정후는 “재활하면 지치기 마련이다. 같은 훈련을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힘든데 동료들은 경기할 때 혼자 재활하면 많이 힘들다”고 얘기했다. 김하성 SNS속 문구는 이정후가 직접 한 말은 아니고, 혼잣말처럼 한 것을 유쾌하게 풀어낸 것으로 보인다. ‘지치면 지고, 미치면 이긴다’는 문구는 과거 손아섭(NC)이 각오처럼 한 말이다.

김하성의 영상은 이정후가 곧바로 리그램했다. 웃는 표시를 세 개나 넣어 박장대소했다는 것을 시사했다. 둘이 워낙 절친인데다 자주 소통하는 터라 빅리거들의 유쾌한 ‘재활 극복기’ 정도로 보였다.

그런데 이날 오후, 키움 포수 김재현이 한발 더 나아간 영상을 게재해 파안대소하게 했다. 포구자세로 사이드스텝하는 영상인데, 훈련에 열중한 나머지 오른쪽에 있는 수영장에 풍덩 빠진다. 진짜 몰랐다는 듯 허우적거리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유쾌하게 풀어냈지만, 최고의 플레이를 위해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 선수들의 의지가 묻어난다. 동시에 선수들 사이에서 ‘이정후 명언’이 새로운 ‘밈’을 양산하지 않을지, 기대감이 폭증한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