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지금도 큰 도움 받고 있습니다.”
‘연돈’ 김응서 대표는 “방송에 출연시켜준 걸 넘어, 가게 운영 전반에 대한 조언과 사후 관리까지 아끼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말은 백종원이라는 사람의 진면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백종원이 어떤 방식으로 소상공인들과 관계를 맺어왔는지를 설명한다. 방송이 끝난 뒤에도, 그는 조용히 ‘뒤에서’ 일을 했다.
그의 이름이 더욱 빛을 발했던 곳은 충남 예산이다. 유동 인구가 줄어 한때 쇠락했던 전통시장이 그의 손을 거치며 전국에서 발길이 이어지는 명소로 탈바꿈했다.
예산군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예산을 방문한 관광객은 약 125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2% 늘었다. 백종원은 브랜드부터 콘텐츠, 상권의 구조까지 통째로 손을 대며 변화를 이끌었다.
그러나 최근 그를 둘러싼 분위기는 다르다. 더본코리아가 제조·유통하는 일부 제품에서 원산지 표기 오류가 지적됐고 식품 품질과 관련한 잡음이 불거졌다.
건축법 위반 의혹까지 뒤따랐다. 그의 이름을 신뢰의 상징처럼 여겨온 소비자 입장에서는 실망감이 적지 않았다. 브랜드 전반에 대한 의문도 함께 제기됐다. 과거 백종원이라면 하지 않았을 실수, 혹은 허술함에 대한 아쉬움이 겹쳐지며 ‘변했다’는 평가까지 흘러나왔다.
이에 백 대표는 곧바로 공식 입장을 통해 사과하며, “뼈를 깎는 조직 개편과 업무 혁신으로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더본코리아는 내부 품질 관리 체계를 전면적으로 재정비하고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한 다각적 조치에 착수한 상태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그의 태도였다. 논란에 대한 과장된 해명도, 방어적 언행도 없었다.
언론 플레이 대신 실질적 복구와 내부 개선으로 응답했다. 이 자세는 적어도 ‘도망치지 않는 경영자’였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 일각에서는 “비난만 할 일은 아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백종원은 그간 여러 예능에서 전문가로서의 진정성, 사람을 대하는 태도, 솔직한 언행으로 호감을 쌓았다. 실망한 대중도 있지만 그를 완전히 외면하지 못하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잘못은 비판받아야 마땅하지만 그간의 기여와 태도를 함께 보자는 시각도 공존한다. ‘비판할 건 해야하지만, 잘한 건 잘했다고 말할 줄 아는 사회’를 원하는 대중의 정서도 일정 부분 반영되고 있다.
백종원은 갈림길에 서 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면 시간과 실천이 필요하다. 그가 신뢰를 쌓아온 방식은 늘 동일했다. 한 사람의 고민을 들어주고, 함께 파고들고, 무엇이 진짜 도움이 되는지를 먼저 묻는 태도였다. 지금도 여전히 그를 ‘은인’이라 부르는 사람들이 있고 “다시 보고 싶다”는 목소리도 사그라들지 않는다. 신뢰를 회복하는 길, 백종원의 선택에 눈길이 쏠린다. khd998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