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교촌치킨이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독점 계약을 통해 수수료를 낮추려던 방안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이른바 ‘배민 온리’(배민 Only·오직 배민) 협약이 협상 도중 무산된 것인데 업계 안팎에선 교촌의 전략이 아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앞서 교촌에프앤비는 우아한형제들과 배달앱 중 쿠팡이츠에서 입점을 철회하고 배민과 요기요, 공공배달앱 땡겨요, 교촌치킨 자체앱 등에만 입점한다는 협약 체결을 추진 중이었다.
중계수수료 할인에 점주들이 환영했다. 매출 70%가 배달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달비와 수수료를 포함해 7000원을 내줘야 하는 점주로선 절실했다. 단돈 1000원이라도 낮춰야만 이윤을 남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교촌 사정에 정통한 한 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으로서는 배달비가 엄청나게 큰 부담이다. 브랜드 내부에서도 이걸 타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라며 “점주들이 치킨을 팔았을 때 남겨야 하는 걸 배달비로 다 빠지는 상황이다. 온 가족이 다 달라붙어도 예전처럼 순수익을 남기기 쉽지 않다. 교촌도 여러 가지 방향 중에 노력을 한 게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절차가 다소 성급했다는 점이다. 1300여개 가맹점을 상대로 배민 제안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는데, 이 내용이 외부로 유출되면서 무산되는 수순으로 가고 있다.
소식이 알려지자 업계는 발칵 뒤집어졌다. 배민(37%)에 이어 점유율 2위 쿠팡이츠(17%)가 발끈한 것은 물론 공정거래위원회까지 나서 살펴보겠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배민이 이번 사례에 성공할 때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다른 브랜드를 빼 오는 전략을 취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교촌이 치킨 업계의 리더 브랜드이기 때문에 좀 더 면밀하게 판단해서 좋은 선례를 남기면 좋았을 것”이라며 “불협화음이 생기면서 BBQ, bhc 등 메이저 브랜드는 물론 다른 브랜드에까지 적잖은 영향을 끼치게 됐다”고 말했다.
교촌치킨은 현재까지 결정된 건 없다는 태도다. 교촌 관계자는 “배달의 민족에게 제안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다만 우리가 한다고 안 한다는 것으로 답을 한 상황은 아니었다. 아직 내부적으로 고민하는 단계”라고 답했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