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아직 마무리 1년 차이기 때문에 배울 게 많다.”

한화 마운드 끝자락에 ‘희망’이 서 있다. 프로 데뷔 3년 차, 마무리 1년 차. 그럼에도 김서현(21)의 피날레는 리그 정상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시즌 전반기 42경기에서 1승 1패 1홀드 22세이브, 평균자책점 1.55를 적었다. 세이브 부문 단독 4위다. 리그 2위(91.7%)의 세이브 성공률을 자랑하며, 마운드에서 패배의 불씨를 지워냈다. ‘불펜의 심장’이란 말이 어색하지 않은 이유다.

기존의 마무리 투수였던 주현상이 흔들리자, 김경문 감독은 김서현을 기용했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사령탑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정작 김서현은 겸손했다. 세이브왕 욕심 나지 않느냐는 질문에 “솔직히 내가 낄 자리는 아닌 것 같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마운드 위 그의 투구는 달랐다. 시속 150㎞를 웃도는 속구와 각도 큰 슬라이더로 상대 타자들을 압도했다.

김서현은 “기복 있는 경기가 많았다. 아직 마무리 1년 차이기 때문에 배울 게 많다. 좀 더 잘해야 한다”라며 “마무리를 빠르게 하게 됐다고 생각한다. 계속 열심히 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힘줘 말했다.

아직 자신을 채찍질 중이다. 그러나 올시즌 김서현의 존재감은 한화 불펜 그 자체였다.

한화 선수로서 마지막 세이브왕은 2018시즌 정우람(당시 35세이브)이다. 정우람은 KBO리그 통산 197세이브를 기록, 6위다. 한화에서만 135세이브를 적었다. 이후 한화는 ‘세이브왕’을 배출하지 못했다. 그리고 올해 김서현이 7년 만에 ‘구원왕’을 향해 진격하는 중이다.

세이브 부문 단독 1위 박영현(22·KT)과 4세이브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하반기 ‘꾸준함’만 유지한다면 ‘세이브왕’도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김서현의 세이브가 쌓여 갈수록 한화는 7년 만의 가을야구에 더 가까워진다. 내친김에 1992년(당시 빙그레) 이후 33년 만에 정규 시즌 우승도 바라볼 수 있다.

한화가 마지막으로 가을야구에 나선 2018시즌. 공교롭게도 마지막 ‘세이브왕’이 나온 해였다. 마무리 투수의 안정감은 곧 가을야구와 직결된다는 얘기다. 현재 김서현이 그 상징적인 자리를 맡았다. 한화가 또 한 번 ‘비상(飛翔)’하기 위해선 김서현의 오른팔이 멈추지 않아야 한다.

2018년 정우람에 이어, 2025년 김서현이 새로운 ‘세이브왕’ 계보를 잇는다. 그리고 김서현이 한화 뒷문을 단단히 지키며 가을야구의 문을 활짝 열어젖히려 하고 있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