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휴식을 주려고 했다. 오랜 기간 많이 던졌다. 길게 봤을 때 조절은 필요했다. 여건이 안 된다. ‘대투수’의 힘이 여전히 필요하다. KIA 양현종(37)은 올해도 쉬지 못할 전망이다.
양현종은 올시즌 18경기 93.2이닝, 5승5패, 평균자책점 5.19 기록 중이다. 빼어난 수치는 아니다. 아직 시즌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5점대 평균자책점은 2012시즌 이후 처음이다.
주목할 부분이 있다. 이닝이다. 전반기 KIA 토종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이 먹었다. 리그 전체로 봐도 19위다. 한 번씩 무너진 경기가 있어 평균자책점 수치 자체는 높지만, 퀄리티스타트(QS) 7회에 달한다.

시즌 전 이범호 감독은 “(양)현종이 이닝은 조절을 좀 해줘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동안 쉼 없이 던졌다. 2014년부터 2024년까지 10시즌 연속 170이닝(미국 진출 2021년 제외)이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썼다.
누적 기록도 여럿 썼다. 삼진(2569개)은 이미 KBO리그 역대 1위다. 이닝도 2597.1이닝이다. 역대 2위-현역 1위. 다승(184승) 또한 역대 2위에 현역 1위다. 오랜 시간 꾸준히 잘했고, 지금도 잘하고 있다.
천하의 양현종도 나이는 먹는다. 30대 후반이 됐다. 이를 알기에 사령탑도 ‘관리’를 말했다. 방식은 정하지 않았다. 중간중간 빼줄 수도 있고, 등판 때마다 이닝 제한을 거는 것도 방법이라 했다.

문제는 시즌 돌입 후 이 계획을 오롯이 실현할 수 없다는 점이다. 부상과 부진 때문이다. 일단 이의리가 없는 상태로 시작했다. 6월이면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 했는데, 조금 늦었다.
윤영철이 초반 극도의 부진에 빠졌다. 한 차례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왔다. 지난 8일 전반기 마지막 등판을 마친 후에는 팔에 이상을 느꼈다. 굴곡근 부상. 재검진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굴곡근은 팔꿈치 인대 손상의 전조 증상이라는 평가가 많다.
또 다른 선발 자원 황동하도 불의의 교통사고로 빠진 상태다. 제임스 네일도 한 번 엔트리에서 빠졌고, 아담 올러도 부상으로 지난달 28일 말소됐다. 후반기 첫 로테이션은 거를 전망이다.

그사이 양현종은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켰다. 전반기 단 하루도 1군에서 빠지지 않았다. 지난 10일 처음으로 말소됐다. 20일 등록이 가능하다. 후반기 첫 시리즈부터 다시 뛴다. 그저 올스타 브레이크가 며칠 더 이어진 셈이다.
그나마 후반기 이의리가 돌아온다. “이의리가 오면 양현종이 조금 쉴 수 있을 것”이라 했다. 대신 윤영철이 없다. 그 자리에 이의리가 들어가는 모양새. 자연히 양현종도 그대로 가야 한다. 팀이 ‘여유’가 없다. 여전히 KIA에는 양현종의 힘이 필요하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