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배우 故 이순재가 영면에 들었다. 한국 방송사에 수많은 명작을 남긴 그는 떠났지만, 그의 작품들은 앞으로도 오래도록 회자될 것이다. 방송가 역시 고인을 기리기 위해 작품 재조명과 추모 프로그램을 마련하며 마지막 길을 함께하고 있다.

KBS는 지난 25일 오후 10시 45분부터 ‘국민 배우 이순재 추모 특선’을 편성해 고인이 지난해 출연한 드라마 ‘개소리’ 1~4회를 방송했다. 해당 작품은 고인에게 ‘2024 KBS 연기대상’ 역대 최고령 대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이어 26일 오후 11시 10분에는 고인이 출연한 단막극 ‘드라마시티 - 십분간, 당신의 사소한’을 편성하며 추모의 뜻을 더했다.

또한 KBS는 지난 2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본관과 별관에 특별 분향소를 설치해 팬들과 함께할 추모 공간도 마련했다. ‘국민 배우’로 사랑받았던 고인의 마지막을 함께하기 위해 수많은 조문 행렬이 줄을 이었다.

MBC 또한 추모에 동참했다. 오는 28일에는 이순재 추모 다큐멘터리를 긴급 편성했다. 연출은 ‘PD수첩’의 김호성 PD가 맡았다. 특히 이순재는 MBC와 인연이 깊다. 앞서 이순재는 2006년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을 통해 무게감 있는 ‘국민 배우’ 이미지를 내려놓고 친숙한 모습으로 대중에게 다가섰다. 이 작품은 ‘야동순재’라는 상징적인 캐릭터를 낳으며 젊은 세대에게도 큰 사랑을 받는 계기가 됐다.

고인은 지난 25일 오전 향년 91세로 별세했다. 지난해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이후 건강 문제로 활동을 중단했으며, 여러 차례 건강 이상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는 지난해 말 ‘2024 KBS 연기대상’에서 대상 수상자로 무대에 올라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당시 그는 “언젠가는 기회가 오겠지 하고 늘 준비하고 있었다”며 “평생 동안 신세 많이 지고 도움 많이 받았다. 감사합니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이는 결국 대중을 향한 그의 마지막 인사가 됐다.

27일 오전 거행된 영결식에서도 그의 발자취가 다시 조명됐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사위를 연기했던 배우 정보석이 사회를 맡았으며, 하지원·김영철이 추도사를 전했다. 생전 고인의 제자들은 운구를 맡아 스승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sjay09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