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빗슈
LA 다저스 다르빗슈 유. LA 다저스 트위터 캡처.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손에 쥔 공을 글러브 안으로 넣을 때 이미 구종을 알고 있었다.”

올해 미국프로야구 월드시리즈에서 최악의 투구로 고개 숙인 다르빗슈 유(31)의 부진 원인이 투구 버릇 노출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12일(한국시간) “다르빗슈의 버릇을 간파한 덕분에 이겼다”고 말한 휴스턴 애스트로스 선수의 말을 전했다.

이 선수는 “다르빗슈는 세트 포지션(투구 준비 동작)에서 버릇을 노출했다. 그는 글러브를 옆구리에 낀 채 포수의 사인을 받는다. 이때 그립을 고쳐 잡는지 아닌지로 슬라이더인지 빠른 공인지 미리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휴스턴 타자들이 이를 간파한 건 월드시리즈에서였다. SI와 인터뷰에 응한 이 선수는 “우리가 다르빗슈의 버릇을 처음 발견한 건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였다. 그런데 7차전에서도 똑같이 그렇게 하고 있더라. 다르빗슈는 (주 무기인) 슬라이더에서 답을 찾을 거로 생각했다. 그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다저스가 월드시리즈를 겨냥해 트레이드로 영입한 다르빗슈는 3차전 1.2이닝 6안타 4실점, 7차전 1.2이닝 3안타 4실점으로 완전히 무너졌다. 앞서 애리조나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시카고 컵스와 챔피언십시리즈에서 11.1이닝 2실점 방어율 1.59로 2승을 챙긴 것과 정반대 투구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SI는 “다르빗슈는 월드시리즈에서 슬라이더를 총 48개 던졌다. 휴스턴 타자는 그중 단 2개만 헛스윙했다. 피안타율이 무려 0.556”라며 투구 버릇 노출을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했다.

다저스는 올 시즌 1988년 이후 29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다저스는 월드시리즈에서 휴스턴에 3승 4패로 무릎을 꿇었다. 작은 실수를 간과한 결과가 얼마나 무서운지 다르빗슈가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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